반도체 초격차 외치는 정부
한국 주력 반도체 메모리 연구 개발 지원은 '뒷전'
부담은 삼성·SK하이닉스 '몫'
김정호 교수 "중국, 추격 막기 위한 투자 필요"

정부가 반도체 초격차를 하반기 경제 성장전략의 핵심으로 내세웠지만, 고대역폭메모리(HBM) 이후 차세대 메모리 연구개발(R&D) 지원은 2032년까지 2000억원에 그쳤다. 데이터센터용·분야별 특화 신경망처리장치(NPU) 개발에 총 2조원이 배정되고 호남권 팹 4기 신설에 800조원 투자 계획이 제시된 것과 대비된다. 메모리 반도체가 한국 수출과 성장률 전망을 끌어올리는 핵심 근거로 쓰였지만 정작 다음 세대 메모리 개발 국가지원은 뒷전이었다.

팹엔 800조…차세대 메모리엔 20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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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된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 따르면 정부는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를 3대 메가프로젝트로 제시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용인·평택 등 수도권 팹 조기 완공 호남권 반도체 팹 4기 신설 충청권 HBM·패키징 거점화 등이 핵심 과제로 담겼다.


차세대 메모리 R&D 지원은 상대적으로 적다. 정부의 이번 성장전략은 메모리 생산능력 확대와 HBM·패키징 거점 육성에 무게를 실었다. 반면 같은 반도체 R&D 항목에서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기술 개발은 7000억원 미래차·로봇·방산 등 분야별 특화 NPU 개발은 1조3000억원이다. NPU 관련 R&D만 합쳐도 2조원으로 차세대 메모리의 10배 규모다.

HBM에 활용되는 첨단 패키징을 합하더라도 차세대 메모리 관련 R&D 규모는 6000억원 수준이다. HBM 경쟁력이 메모리 소자뿐 아니라 패키징·공정·장비 기술과 함께 결정된다는 점을 감안해도 NPU 지원 규모에 미치지 못한다. 현재 NPU는 매출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세계적으로 메모리 반도체가 AI 병목의 핵심 지점으로 지목받지만, 정부 차원의 투자는 여전히 부진하다. 연구개발 부담은 대부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몫이다.

연구개발 투자 규모는 팹 투자와 비교하면 격차가 더 커진다. 정부는 용인·평택 등 수도권 팹 조기 완공으로 5년 내 메모리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하고 호남권에 반도체 팹 4기를 신설하는 데 80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미국과 대만은 후발 분야 추격뿐 아니라 기존 선도기업의 강점 유지에도 정책 역량을 배치하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법(CHIPS Act)을 통해 첨단 팹과 메모리 생산시설 차세대 반도체 연구 인프라에 정책자금을 투입해왔다. 대만도 AI와 반도체를 결합한 국가 프로그램으로 제조·패키징·설계 생태계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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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의 아버지'로 불리는 김정호 카이스트 교수는 "HBM 이후 차세대 메모리와 패키징 기술을 민간 기업의 투자에만 맡겨두면 국가 차원의 기술 선점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HBM에만 1조원대의 개발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중국은 정부 주도하에 막대한 투자로 HBM 개발에 나서고 있어 우리의 경쟁력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백종민 테크 스페셜리스트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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