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공장 통합 ‘석화 사업재편 1호’ 심의 개시
LDPE·EVA 독점 우려 통보
시정방안 제출 동의로 신속 처리 절차 돌입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장기 불황에 직면한 석유화학 시장의 생존 돌파구로 추진 중인 '대산 석화단지 나프타분해설비(NCC) 통합 운영' 사업재편안(대산 1호)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경쟁 제한 우려를 통보하며 브레이크를 걸었다. 국내 저밀도폴리에틸렌(LDPE)과 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EVA) 시장에서 이들이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독과점 및 가격 인상(단독·협조효과) 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대기업들이 공정위의 경쟁제한 우려를 수용해 스스로 보완책을 내놓는 '시정방안 제출 절차'에 합의함에 따라, 공정위는 조속히 위원회 심의를 개최하고 조건부 승인 형태로 사업재편을 최종 마무리 지을 전망이다
롯데·HD현대 NCC 합병 추진…지분 50대 50 출자
공정위 사무처는 롯데케미칼, 롯데대산석화,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케미칼 등 4개 사가 신청한 기업결합 건에 대해 법 위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피심인들에게 시정명령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송부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로써 대산 석화단지의 초대형 결합 건에 대한 본격적인 심의 절차가 개시됐다.
이번 기업결합의 본질은 설비 통합을 통한 고정비 절감과 효율성 극대화다. HD현대케미칼이 지난 6월 롯데케미칼에서 물적분할해 신설된 '롯데대산석화'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합병이 완료되면 롯데케미칼이 존속법인(HD현대케미칼)의 주식을 추가 취득하게 되며, 최종적으로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각각 지분 50%씩을 보유하는 공동 최다출자자가 된다.
이를 통해 양사는 충남 대산 산단에 인접한 각각의 나프타분해설비(NCC) 및 기타 다운스트림 석유화학 제품 생산시설을 원료 공급부터 생산 단계까지 한 몸처럼 통합 운영하겠다는 구상을 짜 왔다.
공정위는 왜 제동을 걸었나…LDPE·EVA 국내 독과점 우려
공정위가 이 메가톤급 빅딜에 승인을 내어주지 않은 이유는 국내 플라스틱 및 태양광 기초소재 시장의 독점화 우려 때문이다. 공정위 심사관은 지난해 11월 임의적 사전심사 신청을 접수한 이후, 대산단지에서 생산되는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부터 중간원료, 다운스트림 등 20개 관련 상품 시장을 현미경 분석했다. 그 결과 양사 설비가 통합되면 농업용 필름과 종이컵 코팅 등에 쓰이는 LDPE 시장과 태양전지 필름 및 신발 밑창에 필수적인 EVA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게 된다는 점을 포착했다.
공정위는 양사 결합 시 경쟁자가 대폭 감소해 대기업 간의 은밀한 가격·거래 조건 담합이 쉬워지는 '협조효과'는 물론, 결합회사가 단독으로 제품 가격을 인상하더라도 소비자가 대체 제품을 제때 구하기 힘든 '단독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법 제9조(경쟁제한적 기업결합 제한)를 위반했다고 최종 판단한 것이다.
'심의 패스트트랙' 시동…석화 구조조정 신호탄 쏜다
다행히 이번 딜이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의 경고등을 확인한 롯데와 HD현대 측이 발 빠르게 공정위와 '시정방안 제출 절차'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이 절차는 기업이 스스로 독과점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자체 시정안(예: 가격 인상 제한, 물량 강제 공급 등)을 가져오고 심사관이 이를 고려해 보고서를 작성하면, 복잡한 심의 개최와 의결서 작성 기간을 대폭 단축해 신속하게 결합을 승인해 주는 일종의 '패스트트랙'이다. 이미 피심인들은 이해관계자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공정위 심사관이 요구한 수정·보완안을 대폭 반영한 최종 시정방안을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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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향후 신속히 심의를 개최, 석유화학 사업재편 대산 1호 건 관련 기업결합 심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어지는 석유화학 사업재편에 대해서도 시장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여 국내 석유화학 시장에서의 경쟁을 보호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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