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 문화유산 전용 CT 공개
국립중앙박물관, 대형 문화재 비파괴 조사 시대 열어
목조불상 내부 구조·복장물까지 3차원 영상으로 확인
해체 없이 내부 균열·제작 기법·복장물 정밀 분석

거대한 원통 속으로 목조불상이 천천히 들어갔다. 모니터에는 수백 년 동안 감춰져 있던 내부 구조가 단면 영상으로 펼쳐졌고, 머리 부분에서는 종이와 직물로 추정되는 복장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문화재를 해체하거나 훼손하지 않고 내부를 들여다보는 새로운 조사 시대가 열린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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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은 14일 문화유산 전용 원통형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를 처음 공개했다. 높이 3m 안팎의 대형 문화재까지 촬영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장비로, 기존 CT로는 조사하기 어려웠던 대형 목조불상과 금속·석조 문화재의 내부 구조를 비파괴 방식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날 시연에서는 조선시대 목조불상을 촬영했다. CT 영상에서는 불상 내부의 목재 결합 방식과 균열, 보수 흔적은 물론, 머리 부분에 봉안된 복장물까지 확인됐다. 복장물은 불상을 조성할 때 넣는 경전이나 발원문, 직물 등으로 제작 시기와 조성 배경을 밝히는 중요한 단서다. 지금까지는 내시경을 활용하거나 부분 해체를 해야만 확인할 수 있었던 정보를 손상 없이 확보할 수 있게 된 셈이다.


1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센터에서 열린 문화유산 조사용 원통형 CT 언론 공개회에서 관계자가 장비를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센터에서 열린 문화유산 조사용 원통형 CT 언론 공개회에서 관계자가 장비를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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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센터에서 열린 문화유산 조사용 원통형 CT 언론 공개회에서 관계자가 장비를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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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조사에서 CT는 이미 활용돼 왔지만 크기와 무게가 큰 문화재는 장비 한계 때문에 분석이 쉽지 않았다. 의료용 CT는 촬영 공간이 좁고 산업용 CT 역시 대형 문화재를 수용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 새 장비는 이러한 한계를 넘어 목조불상은 물론 범종, 대형 금속 공예품, 석조문화재까지 정밀 촬영이 가능하다.

활용 범위도 넓다. 내부 균열과 부식 상태를 파악해 보존 처리 방안을 세울 수 있고, 제작 기법과 수리 이력을 분석하는 기초 자료로도 활용된다. 축적된 데이터는 디지털 복원과 3차원 모델 구축, 인공지능(AI) 기반 문화유산 연구에도 쓰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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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1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센터에서 열린 문화유산 조사용 원통형 CT 언론 공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1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센터에서 열린 문화유산 조사용 원통형 CT 언론 공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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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은 앞으로 소장품뿐 아니라 전국 박물관과 사찰 등에서 보관 중인 대형 문화재 조사에도 장비를 활용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문화재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도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면서 국내 문화재 보존과 연구 수준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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