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N% 성과급 토론회
"특별목적세 해당 산업 경쟁력 강화필요"
인공지능(AI) 기술혁신으로 발생하는 대기업의 초과이익 일부를 '특별목적세' 형태로 환수해 연구개발(R&D)과 청년 채용, 산업 생태계 강화에 활용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반면 경영계는 혁신의 보상을 재분배 대상으로 삼는 것은 시장 원리에 어긋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고용노동부는 14일 서울 용산구 피스앤파크에서 'AI 기술혁신에 발맞춘 새로운 사회혁신의 길'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AI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사회계약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토론회는 김영훈 노동부 장관이 제안한 '한국형 사회연대임금' 논의를 본격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당초 토론회는 동일 산업·업종 내 노동자 간 임금 격차를 줄이는 스웨덴식 연대임금 모델을 바탕으로 한국형 사회연대임금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정부가 기업 임금에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면서 한 차례 연기된 뒤 이날 개최됐다.
김 장관은 앞서 지난 5월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 이후 AI 기술혁신으로 발생하는 초과이익을 사회가 어떻게 함께 나눌 것인지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토론회에는 노사와 경제·경영·복지·노동 분야 전문가, 국회의원 등이 참석해 AI 확산에 따른 노동시장 변화와 이익 배분 방안을 논의했다.
"AI 초과이익, 특별목적세로 산업 생태계에 재투자"
발제를 맡은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AI 기술혁신으로 반도체와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들이 거둔 막대한 초과이익은 기존 성과급 체계만으로는 적절히 배분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정 교수는 "기업 성장에 기여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고려한 성과 배분이 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산업 생태계 발전을 함께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초과이익 일부를 '특별목적세' 형태로 환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재건축 사업에서 발생한 개발이익 일부를 환수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처럼 일반 재정이 아닌 특정 목적에만 사용하는 특별세로 설계하자는 것이다. 정 교수는 "기업 내 R&D 투자, 산업단지 현대화, 청년 채용, 하청 및 중소기업 노동자 복지 향상 등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분야에만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성과급을 영업이익이 아닌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지급하는 방안과 성과급 중심의 교섭 제도 마련, 임금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임금위원회' 설치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다른 발제자인 윤동열 건국대 교수는 사회연대임금 대신 '사회연대투자'를 새로운 사회계약 모델로 제시했다. 윤 교수는 "산업의 높은 변동성과 낙수효과 부재는 단순 임금 재분배의 실효성을 무너뜨린다"며 "AI 시대의 해법은 단순한 소득 이전이 아니라 미래 역량 축적을 위한 투자"라고 말했다. 이어 AI가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동시에 노동시장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며 원·하청 공동혁신, 미래 인재 양성, 산업전환 지원, 사회안전망 확충 등에 대한 투자가 국가 경쟁력과 포용적 성장을 함께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영계 "혁신 보상 훼손…AI 경쟁력 약화"
경영계는 기업의 초과이익을 별도 세금으로 환수하는 방안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황용연 한국경영자총협회 이사는 "추가로 영업이익까지 배분하라는 요구는 위험과 보상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자본시장 기본 원리에 반한다"며 "AI 전환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익 배분보다 기업 혁신 지원과 노동시장 전환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본부장도 "기업 이윤은 혁신과 투자를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자유시장경제와 자본주의의 근간"이라며 "이윤은 혁신에 대한 보상이자 투자와 생산을 이끄는 시장 신호인데 이를 분배 대상으로만 보면 자원의 효율적 투입과 배분을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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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4년 전 메모리 업황 악화로 국내 기업들은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며 "불황 사이클 속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래 투자를 지속했다"고 강조했다. 막대한 이익은 그동안 불황 시기에도 대규모 투자를 유지한 결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노동부는 이날 토론회를 시작으로 오는 15일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AI 시대의 기업 투자와 노동의 미래' 토론회를 이어가는 한편, 다음 달부터 AI 산업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다양한 과제를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가운데)이 14일 서울 용산구 피스앤파크에서 열린 AI 기술혁신에 발맞춘 새로운 사회 혁신의 길 토론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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