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기관·제품 정보 공개 안 된 채 논란 확산
공인 시험기관 재검증 나선 다이소

최근 초저가 화장품 시장을 이끌어온 다이소가 자외선차단지수(SPF) 논란에 휩싸였다. 한 유튜브 채널이 다이소에서 판매 중인 일부 선제품의 자외선 차단 성능이 표시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하면서다. 다만 시험 대상 제품과 시험기관, 원본 시험자료 등이 공개되지 않으면서 업계에서는 주장의 사실 여부보다 검증 절차의 신뢰성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유튜브 채널 '피부는 민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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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민동성 "다이소 선크림 SPF 미달"…다이소 "사실 아니야"

이번 논란은 지난 9일 유튜브 채널 '피부는 민동성'이 공개한 영상에서 시작됐다. 해당 채널은 "다이소 선크림 10개 임상 결과는? 이건 소비자 기만입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일부 선제품이 표시된 SPF 50+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영상에서는 "임상시험에 3000만원을 투입했다" "시험 도중 피험자에게 화상과 홍반이 발생해 시험이 중단됐다"는 등의 내용도 함께 제기됐다. 해당 유튜버는 시험 결과 자료를 다이소에 제보했지만 해당 제품에 대한 판매 중단 대신 화장품 업계 지인들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자신을 향한 입막음 시도로 보인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영상은 빠르게 확산됐다. 다이소 화장품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워낙 많은 데다 최근 다이소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화장품'의 대표 유통 채널로 자리 잡은 만큼 온라인을 중심으로 논란이 커졌다.


유튜브 채널 '피부는 민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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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는 빠르게 반박에 나섰다. 회사는 14일 입장문을 내고 "'SPF 50+ 미달' 의혹은 사실로 확정된 내용이 아니다"고 밝혔다.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8개 상품 모두 출시 전 식약처 고시 기준과 절차를 준수해 '기능성 화장품 심사 제외 품목 보고서' '완제품 시험 성적서' '인체적용시험 본 임상결과' 등을 면밀히 검증한 안전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다이소는 "'피부는 민동성' 측이 제시한 시험 데이터는 식약처 고시 기준에 미달해 정식 자료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유효 피험자가 2~3명의 가임상 결과이며 제출된 자료 역시 시험기관, 시험책임자, 성적서 번호, 로트 번호, 사용기한 등이 확인되지 않은 엑셀 형태의 임의자료이므로 공신력이 있는 정식 SPF 판정 자료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이소가 근거로 든 것은 식약처의 '기능성화장품 심사에 관한 규정'이다. 해당 규정은 SPF 측정을 위해 제품당 10명 이상의 유효 피험자를 대상으로 시험하도록 정하고 있다.


다이소는 "국가공인 시험기관에서 식약처 기준에 맞춰 재검증을 진행하자고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시험 대상 제품 정보와 시험성적서 원본 공개도 요청했으나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서울 시내 다이소 매장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 다이소 매장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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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F 50+'는 어떻게 인증받나

국내 화장품 브랜드의 선크림의 SPF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1년에도 한 뷰티 유튜버가 전문 시험기관과 함께 국내 인기 선크림 14종을 검증한 결과 일부 제품이 표시 수치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업계 전반이 홍역을 치렀다. 당시 닥터자르트, 라운드랩, 비플레인, 디어클레어스 등 제품이 판매 중단이나 환불 조치가 이뤄졌고, 제조사들도 자외선차단제의 인체적용시험과 품질관리를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다만 당시에는 전문 시험기관을 기반으로 검증이 이뤄졌고, 시험 조건과 결과를 공개하며 후속 검증도 이어졌다.


국내에서 SPF를 표시하는 자외선차단제는 기능성 화장품에 해당한다. 일반 화장품과 달리 일정한 검증 절차를 거쳐야만 기능성을 표시해 판매할 수 있다. 통상 제조사는 제품 개발을 마친 뒤 내부 평가를 거쳐 식약처 기준을 충족하는 외부 인체적용시험기관에 시험을 의뢰한다. 시험 결과가 기준을 충족하면 기능성 화장품 심사 제외 보고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완제품 시험성적서와 인체적용시험 결과 등을 확보한 뒤 제품을 출시한다.


한 화장품 제조사 관계자는 "모처방이 식약처에서 요구하는 SPF 기준을 충족하면 기능성 화장품으로 판매가 가능하다"며 "발림성을 개선하기 위해 일부 성분을 조정하면서 수치가 다소 달라질 가능성은 있지만 애초에 본임상 결과가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제품을 시장에 출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이소도 판매 전 공급업체로부터 관련 자료를 확인했다고 설명한다. 회사는 이번 논란이 된 8개 제품에 대해 판매 전 '기능성 화장품 심사 제외 품목 보고서' '완제품 시험성적서' '인체적용시험 본임상 결과' 등을 모두 확인했고 성분과 안전성에도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뒤 판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일부 다이소 입점 제품들의 SPF 시험을 진행한 기관에서도 반박 영상을 올리며 진실공방이 진행 중이다. 실제로 한국피부과학연구원을 운영하는 뷰티 유튜버 '화장품은 과학이다 by 안언니' 역시 공개 영상을 통해 시험 비용과 시험 방식 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가임상 10건 비용이 통상 1000만원 안팎인데 3000만원이 들었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가임상 결과만으로 본임상 통과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업계에 따르면 국내 22개 피부임상기관 협의체 가운데 민동성 측 의뢰를 받아 시험을 진행한 기관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초저가 뷰티 키운 다이소…커진 만큼 커진 검증 요구

이번 논란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다이소가 최근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VT, TAG, 입큰, 손앤박, 싸이닉, 닥터오라클 등 중소·중견 화장품 브랜드들이 다이소 전용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하나의 핵심 유통 채널로 성장했다. 3000~5000원 가격에도 품질이 뛰어나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오픈런' 현상까지 나타났다.


실제 다이소는 색조뿐 아니라 기초, 마스크팩, 선케어 제품군까지 빠르게 확대하며 초저가 뷰티 시장을 키워왔다. 업계에서는 다이소가 백화점이나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 중심이던 화장품 유통 구조를 바꾼 대표 사례 가운데 하나로 평가한다.


다이소 역시 현재로서는 판매 중단 등 임의 조치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명확한 법적 기준을 충족한 시험 결과 없이 공급업체를 일방적으로 제재할 경우 공정거래법상 거래상 지위 남용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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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성다이소는 "무분별한 조치로 정상적인 납품업체에 피해가 가선 안 되며, 동시에 소비자 보호도 중요한 만큼 상품 공급사와 함께 공인 기관을 통한 객관적 검증을 철저히 진행해 책임 있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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