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죽 공격에 87세 노숙인 중상
22세·17세 상해 혐의로 체포
일본에서 10~20대 청소년들이 재미 삼아 노숙인을 공격하는 이른바 '노숙자 사냥'이 잇따르는 가운데, 나고야에서 노숙인에게 폭죽을 던져 중상을 입힌 사건이 발생했다.
11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지난 6월 19일 오전 3시쯤 나고야시 중심가에서 비닐시트를 깔고 자던 87세 남성이 폭죽 공격을 받아 왼팔에 큰 화상을 입었다. 아이치현 경찰은 상해 혐의로 22세 남성과 17세 소년을 체포했다.
가해자들의 괴롭힘은 사건 발생 6일 전부터 시작됐다. 심야에 육교 옆으로 차 한 대가 멈춰 섰고, 젊은이 몇 명이 떠들며 다가왔다. 이들은 "경찰이다, 체포하겠다"며 장난치듯 시트를 걷어 올린 뒤 장난감 총으로 비비탄을 쏘고 빈 캔을 던졌다. 도망치려는 남성의 팔을 붙잡은 채 장난감 총을 얼굴에 들이대며 방아쇠를 당기기도 했다. 이 같은 괴롭힘은 1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고령인 남성은 몸이 불편했고 시력도 거의 잃은 상태여서 제대로 저항하지 못했다. 당시 순찰 중이던 경찰관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젊은이들은 현장에서 조사받은 뒤 별다른 제재 없이 자리를 떴다.
사흘 뒤 가해자들은 비닐시트 안에서 잠든 남성을 향해 폭죽을 던졌다. 남성은 "뜨거워"라고 소리치며 급히 뛰쳐나왔다. 마이니치는 "불이 붙은 셔츠를 필사적으로 벗어 던지는 남성을 보며 가해자들은 웃고 있었다"고 전했다.
동료 노숙인이 경찰에 신고하는 동안에도 젊은이들은 불붙은 종이를 남성의 잠자리에 던져 넣었고, 경찰이 도착하기 전 차를 타고 달아났다. 남성의 왼팔에는 지금도 10cm가 넘는 화상 흉터가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성은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병원 진료를 한 차례 받은 뒤 통원 치료를 중단했다. 현재는 자원봉사자들이 매일 찾아와 붕대를 갈고 약을 발라주고 있으며, 생계 수단이던 폐캔 수거도 할 수 없게 돼 새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가해자 측에서는 합의 제안도 나왔지만, 남성은 당분간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부모가 대신 대응해 주는 것뿐이라면 그 아이들은 분명 또 같은 일을 반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복되는 노숙인 대상 범죄… "차별 용인하는 사회가 문제"
노숙인을 겨냥한 범죄는 일본에서 반복돼 왔다. 2012년 오사카역 주변에서는 노숙인 5명이 젊은이들에게 습격당해 남성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2020년에는 기후시에서 81세 남성이 소년 5명에게 폭행당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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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O 법인 '노숙자 지원 전국 네트워크' 오쿠다 토모시 이사장은 "장애인이나 아이에게 폭죽을 던지면 큰 문제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노숙인이라면 아무도 문제 삼지 않는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근본 원인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사건은 차별을 용인하는 사회 분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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