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 400만원대 목표가 쏟아낼 때
BNK투자증권 홀로 '185만원' 경고등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호황을 이끌며 '300만원 선' 돌파를 눈앞에 뒀던 SK하이닉스의 주가가 폭락세로 돌아서며 심리적 마지노선이던 180만원대마저 위협받고 있다. 이 가운데 시장이 낙관론에 취해 있던 시기, 홀로 '목표주가 185만원'을 제시했던 증권사 보고서가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에는 지나치게 보수적인 전망으로 받아들여졌지만 결과적으로는 단기 조정을 예고한 '선행 신호'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사실상 매도"였던 목표주가 '185만원'

앞서 지난 9일 BNK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에 대해 투자의견 '보유(Hold)'와 목표주가 185만원을 유지했다. 표면적으로는 기존 의견을 반복한 것이지만, 보고서 작성 직전인 지난 8일 종가가 207만6000원이었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이를 사실상의 '매도 신호'로 해석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달 25일 298만7000원까지 치솟으며 '300만닉스'를 눈앞에 둔 상황이었다. 특히 대다수 리포트가 SK하이닉스에 대해 현재가를 훨씬 뛰어넘는 목표가를 제시하고 있었다. KB증권은 같은 날 "아직 정상은 멀었다"고 평가하며 SK하이닉스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420만원을 유지한 바 있다.


대신증권 역시 지난 7일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390만원으로 올리면서 "나스닥 ADR 상장으로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 해소가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이외에도 이달 SK하이닉스 관련 보고서를 내놓은 상상인증권(380만원), NH투자증권(410만원), IBK투자증권(400만원), 교보증권(400만원)이 모두 목표가를 올려잡았다.

그러나 이후 불과 나흘 만에 주가는 약 15% 급락하며 184만5000원까지 내려앉았고, 일부 구간에서는 170만원 선마저 위협받았다. 결과적으로 BNK투자증권의 보고서는 단기 주가 흐름을 정확히 짚은 셈이 됐다.


AI 투자 둔화, '균열 신호'였나

보고서의 핵심 근거는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의 둔화 가능성이었다. BNK투자증권은 AI 서버용 D램과 기업용 SSD(eSSD)가 여전히 공급 부족 상태에 있지만 이를 떠받쳐온 하이퍼스케일러들의 공격적 투자 경쟁이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도체 회로 기판. AFP연합뉴스

반도체 회로 기판. AFP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이는 단순한 수요 감소라기보다, 투자 속도의 조정 가능성을 짚은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일부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자체 인프라 활용 확대나 투자 효율성 개선에 나서고 있는 점은 시장 기대치에 균열을 낼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또한 AI 랠리 이후 중국 업체들의 시장 진입이 본격화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공급 과잉 국면이 도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 같은 전망은 현재의 '공급 부족' 서사가 구조적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싸 보이지만 비싸다"…사이클의 역설

보고서는 반도체 업종의 전형적인 사이클 특성에도 주목했다. 실적이 가파르게 개선되는 후반부에는 밸류에이션이 낮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점에 근접한 구간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메모리 업종이 경기 순환적 특성을 갖는 대표적 산업이라는 점에서 설득력을 갖는다. 수요 모멘텀이 둔화하는 시점부터는 저PER(주가수익비율) 매력이 오히려 함정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다시 말해 '싸 보이는 착시'가 나타나는 구간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시각은 연말 이후 실적 모멘텀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과 맞물리며, 내년 이후 밸류에이션이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잇따라 실적 눈높이 낮추는 증권가

최근 들어 주요 증권사들도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주가 조정이 아니라, 펀더멘털 기대치 자체가 낮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SK  .

SK .

원본보기 아이콘

미래에셋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70조7000억원에서 62조3000억원으로 약 12% 낮췄다. 현대차증권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87조6000억원, 62조4000억원으로 기존 대비 하향 조정했으며 한국투자증권도 영업이익 추정치를 60조4000억원으로 낮췄다.

AD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주가 급락으로 이러한 우려가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저점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의견도 병존하는 상황이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