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막판 줄다리기…"소상공인 버틸 여력 없어"VS"고물가 실질임금 감소"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14차 전원회의 개최
공익위원 촉진 구간 제시하고 합의 유도할수도
현재까지 격차 690원…새벽까지 이어질듯
2027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격차 690원을 좁히기 위한 노사의 치열한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사용자 측 위원은 "내수침체와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지불능력이 한계에 달했다"며 "최저임금은 고용유지가 가능한 수준에서 책정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노동자 측 위원들은 "고유가와 고물가 상황 속에서 실질임금이 감소한 만큼, 최저임금 인상은 생존권을 보장하고 소비여력을 회복시킬 직접적인 수단"이라고 팽팽히 맞섰다.
14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14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가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의 발언을 들으며 머리를 매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4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개최됐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8월 초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하는 만큼 이날 의결될 가능성이 높다. 공익위원들은 이날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하고, 그 안에서 합의나 표결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 노사가 심의 촉진 구간 안에서 의견 일치를 이루면 합의안이 채택되지만,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표결을 통해 최저임금이 결정된다. 회의가 자정을 넘겨 새벽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현재 노동자 측과 사용자 측의 최저임금 수정 제시안 격차는 690원이다. 앞서 노동자 측이 1만1220원(올해 대비 8.7% 인상), 사용자 측이 1만530원(올해 대비 2.0% 인상)을 각각 제시하며 간극이 좁혀졌지만, 여느 때처럼 최종 합의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날 사용자 측 위원들은 모두발언을 통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경영 한계 상황에 내몰렸다는 점을 적극 강조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일부 거시지표의 개선 흐름과 달리 내수침체와 인건비 부담이 누적된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더 이상 버텨낼 여력이 남지 않았다"며 "사상 최고 수준인 자영업자 대출 잔액과,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절반이 넘는 현실이 이를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저임금은 이미 높은 수준에 도달해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1만2000원이 넘었고, 중위임금과 평균임금 대비로도 국제적으로 높은 편"이라며 "현장의 지불능력은 이미 한계상황에 다다랐다. 최저임금은 국가가 법으로 강제하는 것인 만큼, 고용 유지가 가능한 수준에서 결론이 도출되도록 신중한 결단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 본부장은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는 2%의 인상조차 생존을 위협하는 큰 파장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양 본부장은 "최저임금을 삭감 혹은 동결해야 한다는 게 당초 입장이었고, 마지노선은 2% 미만 인상이었다"며 "폐업 자영업자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저희는 2% 이상의 인상률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임금 지급 주체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없다면 일터도 없고 최저임금도 없다"면서 "최임위가 이들 중소·소상공인·농업인의 어려운 상황을 심사숙고하고 이를 최저임금에 실질적으로 담아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반면 노동자 측 위원들은 노동자의 생존권 보장과 내수 회복을 위해서 과감한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고유가·고물가 상황에서 저임금 노동자의 실질임금이 크게 감소했다"며 "최저임금 인상은 양극화 해소와 소득분배 개선을 위한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정책 수단이 될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점진적 조정이 아니다"라며 "전향적이고 조금 더 과감한 결정을 내려 최저임금 인상의 순기능이 작동되도록 하고, 노동시장의 왜곡된 저임금 현실을 즉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 역시 "한국은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이지만, 낮은 소득과 장시간 노동, 폭등하는 빈곤율 속에서 저임금 노동자의 삶은 이미 무너져 내리고 있다"며 "청년들이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최저임금은 실태생계비 인상을 적극 반영해 대폭 인상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2.6%로 상향 조정하면서 재정 지원을 취약계층에 집중하라고 권고한 만큼, 이제는 한국 최임위가 이 권고에 응답해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급락에 던졌는데 어쩌나"…삼전닉스 55만원·420...
한편, 최근 5년간 최저임금(시급 기준)과 전년 대비 인상률을 보면 2022년 9160원(5.05%), 2023년 9620원(5.0%), 2024년 9860원(2.5%), 2025년 1만30원(1.7%), 2026년 1만320원(2.9%)을 기록하고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