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탕핑' 잇는 '휴먼푸드' 트렌드 확산
"생존 위한 새로운 방식"…SNS 공유
"요리에 쓰던 시간·에너지 아낄 수 있어"

편집자주Z세대(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문화와 트렌드를 주도하며, 사회 전반에서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는 세대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는Z금]에서는 전 세계 Z세대의 삶과 가치관을 조명하며, 그들이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들여다보고자 한다.

중국 젊은층 사이에서 최소한의 노력만 하며 살아가는 '탕핑(드러눕기)' 문화가 자리 잡은 가운데 식사 또한 최대한 간소화하려는 이른바 '휴먼푸드(Human Food)'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한 끼에 필요한 채소와 고기를 한꺼번에 손질·조리해 냉동 보관한 뒤, 식사 때마다 조금씩 꺼내 데워 먹는 방식이다. 과도한 업무 등으로 요리할 시간과 체력이 부족한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시간과 에너지를 아낄 수 있는 식사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 번 만들면 일주일 먹는다"…中 '휴먼푸드'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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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휴먼푸드' 트렌드에 대해 조명했다. 매체는 "중국 젊은이들은 '탕핑' 생활 방식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있다"며 "일상생활에서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휴먼푸드'를 만들어 먹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중국 SNS에서는 생존을 위한 새로운 방법이라며 '휴먼푸드'를 소개하는 게시물이 잇따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휴먼푸드에 사용하는 재료는 브로콜리와 피망, 버섯, 옥수수, 소고기, 새우 등 샐러드에 자주 쓰이는 식자재가 대부분이다. 이용자들은 이를 미리 손질·조리해 냉동 보관한 뒤 먹을 때마다 조금씩 꺼내 전자레인지에 데우고, 소금이나 양념만 더해 간단히 식사를 해결한다. 매체는 "'휴먼푸드'는 반려견·반려묘 사료에서 이름을 따온 표현"이라며, 미리 준비한 음식을 간편하게 먹는다는 개념에서 비롯된 용어라고 설명했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휴먼푸드' 관련 해시태그 조회 수가 540만회를 넘어서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바쁜 직장인들은 매일 요리할 필요 없이 일주일에 한 번만 식사를 준비하면 된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한 누리꾼은 "배도 부르고 영양도 충분하며 번거롭지 않다"고 평가했고, 또 다른 이용자는 "요리에 쓰던 시간을 더 중요한 일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中 '휴먼푸드' 트렌드에 갑론을박…"건강식" vs "사료 같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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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는 중국 대도시 직장인들의 과도한 업무 환경이 이러한 트렌드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중국에서는 장시간 근무가 일상화돼 있고, 높은 집값과 임대료 때문에 도심 외곽에 거주하는 직장인이 많아 출퇴근으로 요리할 시간과 체력이 부족한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또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휴먼푸드는 인기를 얻고 있다. 냉동 채소와 고기를 사용해 조리 과정이 단순하고 가공이나 양념이 적어 '건강한 패스트푸드'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이용자는 "휴먼푸드를 8일 동안 먹고 2㎏이 빠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사료처럼 정형화된 식사 방식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일부 누리꾼은 "반려동물처럼 먹는데 삶의 즐거움이 어디 있느냐", "해동한 닭고기는 맛이 너무 없었다. 결국 내가 만든 휴먼푸드는 개 사료가 됐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영양학적 측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식품업계 종사자인 한 누리꾼은 다양한 식자재를 사용하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일부 영양소는 기름과 함께 섭취해야 흡수율이 높아진다"며 "단순히 삶거나 전자레인지에 데우는 방식이 항상 최선의 조리법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인간사료'도 화제…"고양이·개 사료에서 착안"

'인간사료'로 홍보해 화제를 모은 식사 대용 분말 제품. 중국 상관뉴스

'인간사료'로 홍보해 화제를 모은 식사 대용 분말 제품. 중국 상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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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효율과 편의성을 중시하는 식문화가 확산하면서 대체식 시장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대체식 브랜드 '뤄판'이 자사 식사 대용 분말 제품을 '인간사료'라고 홍보해 SNS에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지난해 중국 상관뉴스 등에 따르면 이 제품은 출시 72시간 만에 2만4000개가 판매됐으며, 브랜드 창업자는 "고양이 사료와 개 사료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사람을 위한 표준화된 영양식을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푸둥신구인민병원의 저우빈 의사는 "'인간 사료'라는 표현은 다소 장난스럽지만, 현대 젊은 층의 현실적인 고민을 정확히 짚어낸다"고 평가했다. 그는 "빠른 생활 리듬과 높은 업무 강도 속에서 젊은 층의 '효율' 추구가 식생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실제 외래 진료에서도 바쁜 직장 생활로 하루 한 끼를 대체식으로 해결하고, 정기적으로 영양 상태를 점검하는 30대 1인 가구 직장인을 자주 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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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전반적으로 대체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체중 관리, 간편한 식사, 운동 후 단백질과 에너지 보충 등 다양한 수요가 맞물리면서 대체식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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