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MOU·휴전 사실상 파기
트럼프 "선적화물 20% 통행료"

AFP연합뉴스

AFP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봉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해협을 지나는 모든 선적 화물에 20% 비율로 통행료를 받겠다고 나섰다. 종전 양해각서(MOU)도 이란을 시험하기 위해 만든 것이었다며, 휴전 중 교전이 재개된 이란을 내일까지 공격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휴전이 물건너간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는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2척이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내일도 세게 때릴 것"

중동 지역 미군 작전을 총괄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13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엑스(X)를 통해 "이날 오후 4시45분(이란 시간 14일 0시 15분)을 기해 최고 사령관(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란을 대상으로 3일 연속 야간 공습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공습은 계속해서 이란군에 큰 대가를 치르게 하고 이란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무고한 민간인과 상선을 공격할 능력을 약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공격과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공습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인 군사적 행동을 예고한 가운데 이뤄졌다. 그는 이날 보수성향 라디오 채널 '휴 휴잇 쇼'에 출연해 "오늘 밤에도, 내일도 (이란을) 세게 때릴 것"이라며 "그들(이란)이 그것에 대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들은 아무것도 없다. 할 수 있는 것은 큰소리 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지도부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으며, 그들을 제거할 수도 있다면서 "그 문제에 관해서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분명히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그들을 (제거하는 대신) 하나의 본보기로 공격하는 것"이라면서 "그들은 미친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이란과의 종전 MOU에 관해서는 종전이라는 '본계약'에 앞서 체결한 것이어서 "큰 의미는 없다"며 "그것은 일종의 시험이었고, 그들은 그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다. 시험을 존중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란도 맞불 작전에 나섰다. UAE 국방부는 14일 "국영 유조선 몸바사호와 알바히야호가 오만 영해 내 호르무즈 해협의 남쪽 항로를 통과하던 중 이란의 순항미사일 2발의 표적이 됐다"며 "몸바사호 승조원 중 인도인 1명이 사망하고 8명(인도인 6명, 우크라이나인 2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또 부상자 중 4명은 중상이며 이 공격으로 2척 모두 불이 났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통행료 받겠다"

AP연합뉴스

AP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미군은 이란에 해상 봉쇄도 재개했다. 중부사령부는 미 동부시간 14일 오후 4시(한국시간 15일 오전 5시)부터 이란 항구와 연안 지역을 드나드는 해상 교통에 대해 봉쇄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4월13일 이란 항구와 연안을 오가는 선박에 대한 봉쇄를 시작했다가 미국과 이란이 종전 MOU를 체결한 지난달 18일 이를 해제한 바 있다.


이를 앞두고 미군은 이란이 상선을 공격에 활용할 수 있는 해군기지를 공격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군은 사상 처음으로 해상 드론을 실제 공격 작전에 투입해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 해군기지의 잠수함·함정 정비시설을 타격했다. 중부사령부는 '코르세어' 무인수상정 3대를 공격에 투입했다며 "미군이 해상 드론을 전투 작전에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장관은 미국의 봉쇄 재개 발표에 맞서 "이란은 영원히 호르무즈 해협의 수호자로 남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란군도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관리에 개입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협 봉쇄와 더불어,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선박에서 통행료를 받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은 지금부터 '호르무즈 해협의 수호자'로 불릴 것"이라며 "세계에서 매우 불안정한 이 지역의 안전과 보안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모든 비용에 대해 선적된 모든 화물의 20%를 보상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20%를 화물 가격에 적용할지, 운송비에 부과할지, 어떤 국가와 선박이 비용을 부담할지 등 구체적인 시행 방식은 설명하지 않았다. '선적된 모든 화물의 20%'와 관련해 미 CNN 방송은 "상업 선사들(commercial shippers)에게 화물 가치의 20%를 부과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그간의 미 정부 입장과 배치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국제수로로, 어떤 나라도 통행료나 비용을 부과할 수 없다"며 "이는 현행 국제법"이라고 밝혔다.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대사도 이란의 통행료 부과 구상을 "국제법상 명백히 불법"이라고 비판했다.

휴전은 깨졌나

미국이 본격적인 공습에 나서고 봉쇄를 재개하면서 전쟁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교전 재개 사실을 의회에 공식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지난 11일자로 작성된 통보 서한을 입수했다며, 이는 미국과 이란 간 휴전이 무너지고 있다는 점을 트럼프 행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 내 선박 통항량은 급감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지난 주말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하루 평균 19척으로 전주보다 절반 이상 감소했다. 미국이 지원하는 오만 인근 항로의 통항은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AD

양국의 전쟁 재개 및 호르무즈 봉쇄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오는 16일(17일 오전 10시)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에서 밝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의제는 밝히지 않았으나 양국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놓고 다시 무력 충돌에 돌입한 상황에서 향후 대응 방침을 설명할 가능성이 크다. 이란 전쟁 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1일 대국민 연설에 나섰다. 당시 그는 "향후 2∼3주간 이란을 극도로 강하게 타격하겠다"고 밝혔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