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하이트진로·두산 등 非현금이 절반 이상
이랜드·대방건설 등 상습적 법정기간 초과 지급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이 중소 협력사에 지급한 하도급대금이 90조 원에 육박하고 현금성 결제 비율이 98%를 웃도는 등 상생 결제 환경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부 대형 건설사와 제조 대기업들은 여전히 하도급법이 규정한 60일 법정 지급 기한을 넘겨 대금을 치르는 '늑장 결제' 관행을 되풀이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대기업집단 하도급대금 89조…일부 非현금·늑장 결제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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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조 원 풀린 하도급 대금…'현금성 결제 98.3%' 상생 생태계 안착

14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 하반기 하도급대금 결제조건 공시 이행 점검 결과'에 따르면,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1417개 사업자가 지급한 하도급대금은 총 89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하도급대금 지급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현대자동차(11조2000억원)였으며 삼성(8조9500억원), HD현대(5조5800억원), 한화(5조3700억원), LG(4조7700억원)가 그 뒤를 이었다.


결제 수단 면에서는 합격점을 줄 만하다. 협력사들이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현금결제비율은 평균 84.71%였으며, 만기 60일 이하 어음대체결제수단 등을 합친 현금성결제비율은 무려 98.35%에 달했다. 네이버, 한진, 한국GM 등 전체 대기업집단의 31%에 해당하는 29개 집단은 하도급대금 전액(100%)을 순수 현금으로만 지급해 거래 건전성을 입증했다.

지급 기간 역시 15일 이내 지급 비율이 66.82%, 30일 이내 지급이 86.41%를 차지해 대부분 법정 기한(60일)의 절반 이하인 한 달 이내에 대금 회수가 이뤄지는 구조적 선순환이 확인됐다.

이랜드·대방건설 등 '늑장 지급'…일부는 갈 길 멀어

하지만 자금 사정이 빡빡한 일부 기업집단은 현금 결제를 외면하고 대금 지급을 미루는 고질적인 행태를 보였다. KG(24.51%), 하이트진로(26.37%), LS(34.36%), 두산(39.59%) 등은 현금 결제 비율이 절반 미만이었다. 더 큰 문제는 법정 기한인 60일을 초과해 대금을 준 '법 위반 소지' 거래다. 전체 평균으로는 60일 초과 지급 비율이 0.16%(1389억 원)에 불과하지만, 특정 집단에 쏠림 현상이 심각했다. 이랜드의 경우 하도급 대금의 무려 14.02%를 60일이 지나서야 지급했고, 대방건설(10.11%), SM(5.40%), 교보생명보험(2.94%), KG(2.51%) 등도 60일 초과 지급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협력사와의 분쟁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한 '분쟁조정기구' 설치 비율도 생색내기에 그쳤다. 제도 도입 이래 운영 비율은 다소 늘었으나, 여전히 전체 1417개 공시 대상 기업 중 단 10.2%(144개사)만이 사내 분쟁조정기구를 두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공시 점검 과정에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보이스루, 스튜디오원픽(이상 카카오 계열), 원폴(SK 계열) 등 3개 사에 대해 각각 4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또한 공시 항목을 단순 누락하거나 기재를 잘못한 31개 사업자에 대해서는 무더기 정정 공시 조치를 내렸다.


공정위는 이번 서면 점검에 그치지 않고 사후 밀착 감시를 예고했다. 하도급 결제조건 공시제도가 2차 이하 하위 협력사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만큼, 제도의 실효성을 훼손하는 거래 행위에 엄정 대처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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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이번 공시에서 60일을 초과하여 지급한 하도급대금 금액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회사를 중심으로 하도급대금 및 지연이자 등 지급 여부를 추가 점검하는 등, 하도급대금 관련 불공정 관행을 면밀히 감시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세종=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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