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내 공개 회신 요구
"경영진 거수기 탈피, 견제 역할 입증하라"
태광산업의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트러스톤)이 경영진과 독립이사회를 상대로 고강도 주주 행동주의를 재개했다. 지난달 발표된 태광산업의 밸류업 계획을 '부실 보고서'로 규정하고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한편,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임시주주총회 소집과 법적 조치까지 진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4일 트러스톤 관계자는 "태광산업 경영진과 독립이사회에 공개주주한을 발송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러스톤은 경영진과 독립이사회에 각각 30일 이내에 서면으로 공개 회신할 것을 요구했으며, 결과에 따라 후속 대응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극단적 유동성 가뭄… 5대 1 액면분할 촉구"
트러스톤은 우선 "독립이사회의 역할은 경영진 안건을 단순히 추인하는 거수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지난달 이사회가 약속한 '견제와 감시 역할'이 작동했는지 서면으로 입증하라고 촉구했다. 지난달 30일 공시된 밸류업 계획(배당·자사주·액면분할) 수립 과정에서 독립이사회가 경영진의 초안에 이견을 표명하고 조율한 내역이 있는지, 그리고 경영진의 '무차입 경영 원칙'에 대해 적절한 재무 레버리지 관점의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는지를 밝히라는 공개 질의다.
저평가의 원인을 업황 및 수익성으로 규정한 태광산업 측 논리에도 반박했다. 태광산업의 ROE(2.1%)는 동종업계 평균(1.8%)보다 오히려 높고, 저평가의 본질은 지난 32년간 배당을 동결하며 수익을 공유하지 않은 '주주정책의 부재'에 있다는 지적이다.
서한에 따르면 태광그룹 상장 3사의 10년 평균 배당성향은 1.3%에 불과한 반면, 지배주주 일가가 소유한 비상장 계열사의 배당성향은 33%로 무려 10배에 달했다. 이에 트러스톤은 올해 배당성향 10%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코스피 평균 수준인 40%까지 점진적으로 상향하는 구체적인 계획을 요구했다.
현재 태광산업의 실제 유통주식은 약 23만 주로 코스피 평균의 1% 수준에 불과하며, 일평균 거래회전율 역시 0.2% 미만으로 코스피 평균(1.15%)의 5분의 1 수준이다. 트러스톤은 "'유동성 부족이 본질가치와 무관하다'는 사측의 태도는 상장 시장의 존재 의의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즉각적인 5대 1 이상의 액면분할 또는 무상증자를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신 결과에 따라 임시주총 및 법적 대응 검토"
태광산업이 보유 중인 자기주식(24.4%)을 인수합병(M&A) 재원으로 쓰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도 '주주환원 회피용 핑계'라고 비판했다. 주가가 주가순자산비율(PBR) 0.22배라는 극단적 저평가 상황에서 자사주를 활용하는 것은 실질 가치 대비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신주를 발행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최근 2년간 ▲도산공원 빌딩(200억원) ▲흥국생명 사옥(512억원) ▲코트야드 메리어트 남대문(500억원) 매입 ▲대주주 자녀의 부동산 시행사 대여(1800억 원) 등 부동산 관련 분야에 총 3012억원의 현금을 투입한 점도 문제삼았다. 트러스톤은 "보유 현금을 부동산에 방만하게 쓰면서, 2500억원 가치의 자사주를 핑계로 주주 지분을 희석하겠다는 것은 자기모순이자 기존 주주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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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톤 관계자는 "경영진과 독립이사회의 회신 내용을 지켜본 뒤 후속 대응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며 "문제가 끝내 해결되지 않는다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할 것이며, 이사의 충실의무(상법 제382조의3) 이행 여부에 대한 법적 검토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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