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대 출신 장즈둥, 멕시코 카르텔 핵심
코카인·펜타닐 등 유통…연 2234억 수익
가택 연금 중 벽 뚫고 탈주…美서 재판 중
중국 최고 명문대를 졸업한 엘리트가 멕시코 최대 마약왕으로 변신했다가 체포돼 미국으로 송환된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이 남성의 행적을 보도했다. 주인공인 장즈둥(39)은 지난 2010년 베이징대 스페인어과를 졸업한 엘리트로, 지난 2024년 멕시코 당국에 붙잡혀 미국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장 씨는 졸업 후 멕시코로 건너가 현지 중국 광산회사에 입사해 고위직에 오르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대학 동창이자 같은 회사에 다닌 알렉스(가명)는 BBC에 "협상 능력이 뛰어났고 어떤 환경에서도 잘 적응하는 사람"이라고 그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멕시코에서 사업을 하다 보면 현지를 장악한 마약 카르텔 등 범죄 조직과 얽히기 마련"이라며 "그는 지역에서 중요한 인물이라면 누구와도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가 다니던 회사는 지난 2013년 파산했지만, 장 씨는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이후 1∼2년 뒤부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위챗을 통해 베이징대 스페인어과 동문들에게 유리한 환율로 달러를 환전해주겠다는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인들은 그가 돈세탁에 손을 댄 것으로 여겼다. 지난해 미국 법원에 제출된 소장에 따르면 장 씨는 지난 2016년 6월부터 대규모 마약 밀매·자금세탁 조직을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카르텔 내부에서 그의 위상은 빠르게 올라갔다.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고위급 조직원 엔리케(가명)는 BBC에 "조직에서 장 씨가 '펜타닐의 왕', '왕 형님(Brother Wang)'으로 불렸다"며 "정말 중요한 사람이었다. 최고였다"고 말했다. 그는 "(장 씨가) 카르텔 두목 중 한 명의 여성 친척과 연인 관계를 맺으면서 핵심 인물들과 급속도로 가까워졌다"고 전했다.
장 씨는 헤로인보다 50배 강력한 펜타닐을 멕시코에서 생산·유통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체포된 뒤 한 카르텔 조직원이 "처음부터 다시 새로운 경로를 구축해야 했다"고 토로했을 정도다. 엔리케 역시 BBC에 "장 씨가 공급망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펜타닐은 해마다 전 세계에서 수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마약으로, 중국이 제조 원료인 전구체의 주요 수출국으로 지목돼 미·중 갈등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펜타닐과 전구체를 대량살상무기(WMD)로 지정하기까지 했다.
멕시코 당국은 장 씨가 코카인 1000㎏과 펜타닐 1800㎏ 이상, 필로폰 600㎏을 수출·유통해 연간 1억 5000만달러(약 2234억원) 이상의 마약 판매 수익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장 씨가 지난해 미국 뉴욕 법정에 출두했을 당시 토드 블랜치 미 법무부 차관은 그를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마약 밀매업자 중 한 명"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장 씨는 지난 2024년 10월 멕시코 당국에 체포된 뒤 대담한 탈주극을 벌이며 다시 주목받았다. 멕시코 법원이 그를 교도소에 수감하는 대신 가택 연금하는 석연치 않은 결정을 내리자, 장 씨는 자택 벽에 구멍을 뚫고 달아난 뒤 제트기로 쿠바를 거쳐 러시아 국경까지 향했다. 그러나 러시아 국경 당국이 위조 서류를 적발해 그를 쿠바로 돌려보냈고, 결국 쿠바와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송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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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동문인 알렉스는 BBC 인터뷰에서 "(장 씨의) 체포 소식에 모두가 충격을 받았다"며 "아마 베이징대가 배출한 가장 유명한 인물 중 한 명일 것"이라고 씁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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