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 충족하면 바로 300만닉스 쏜다"…'SK하닉 경우의 수' 등장
역대 최대 급락에 온라인 밈 확산
'300만닉스 경우의 수'까지 등장
피크아웃 우려 속 반등 주목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랠리의 대장주로 군림하던 SK하이닉스가 역대 최대 하락률을 기록하며 주가 200만원 선을 내주는 등 전례 없는 변동성 장세에 직면했다. 시장에서 반도체 정점론(피크아웃) 우려가 급부상하고 거시경제적 악재까지 겹치자, 온라인상에서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진출 시나리오를 본뜬 'SK하이닉스 주가 300만원 재진출 경우의 수'라는 웃지 못할 패러디 빙고판까지 등장해 투심의 애환을 대변하고 있다.
9개 조건 다 맞아야 '300만닉스'… 개미들의 서글픈 '희망회로'
14일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실적 시즌 조합별 300만 재진출 시나리오'라는 제목의 표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당시 한국 국가대표팀의 32강 진출 경우의 수를 따지던 빙고 판 구조를 패러디한 이 표는 SK하이닉스가 300만원 고지를 재탈환하기 위해 충족되어야 할 글로벌 반도체 및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조건을 일목요연하게 나열했다.
해당 패러디가 제시한 실적 일정을 살펴보면 글로벌 IT 공급망의 연쇄적 시너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7월16일 대만 TSMC(강한 감동 필요)를 시작으로 7월23일 삼성전자(모든 예상치를 뛰어넘는 강한 실적과 감동 필요), 7월27일 구글(투자지출(CAPEX) 증가+실적 개선+좋은 현금 흐름 필요), 7월29일 SK하이닉스 본체와 씨게이트의 동반 어닝 서프라이즈가 이어져야 한다. 뒤이어 7월30일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7월31일 아마존 등 빅테크 삼총사의 CAPEX 증액 선언이 필수 조건으로 명시됐다. 특히 최근 중국 CXMT(창신메모리)의 D램 채택 검토설로 국내 업계를 긴장시킨 애플에 대해서는 '징징대지 않을 필요'라는 날 선 풍자가 담겼다.
투자자들은 이 조건들을 두고 "경우의 수가 입에 오르내리는 것 자체가 이미 전황이 극도로 악화했다는 증거"라며 씁쓸한 반응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외에도 "월드컵에서는 9중 중 3개만 맞아도 됐는데 그걸 못했다" "빙고표에 트라우마가 있어 보기 싫다" "8번은 불가능해 보인다" "불쌍한 개미들을 위해 이 시나리오의 결과를 예측해주겠다. 안 된다" "이젠 밈을 봐도 웃지 못하는 상태" "300만닉스가 이젠 꿈처럼 느껴진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고점 대비 38% 급락… HBM 착시와 피크아웃의 부메랑
실제 지표가 가리키는 시장의 현실은 패러디보다 훨씬 냉혹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5.37%(33만5000원) 폭락한 184만5000원에 마감하며 상장 이래 역대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25일 장중 298만7000원까지 치솟으며 역사적 신고가를 썼던 점을 감안하면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고점 대비 무려 38%가 증발한 셈이다.
코스피 투 톱인 삼성전자 역시 10.70% 급락하며 25만원 선으로 밀려났고 증시 전반에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연쇄 발동되는 등 매도 폭탄이 쏟아졌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2조2338억원, 1조6903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고, 개인 홀로 3조8869억원을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냈다.
이 같은 폭락장의 기저에는 SK하이닉스의 2분기 성적표가 시장의 눈높이를 밑돌 것이라는 냉혹한 증권가 전망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 대비 8% 하향 조정한 60조4000억원으로 제시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너만 월급 140만원 더 줄게, 대신"…대기업도 파...
하향 조정의 핵심 근거로는 역설적이게도 SK하이닉스의 최대 강점이었던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지목됐다. 경쟁사 대비 HBM 매출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진 탓에, 범용 D램의 가격 반등 기조 속에서 전반적인 평균판매가격(ASP) 상승률이 오히려 시장 평균을 하회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은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9%, 11%씩 대폭 낮췄으며 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등 반도체 업종 전반에 강한 브레이크가 걸린 모습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