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3.0%로 대폭 상향 조정한 배경으로 반도체 호황과 수출 확대, 기업 투자심리 개선을 꼽았다. 아울러 중동 정세 불안에 대응해 국내 생산 확대와 전략 비축, 공급망 다변화 등을 중심으로 에너지·공급망 자립 전략을 추진하고, 2030년까지 청년을 중심으로 2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다음은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과 정부 실·국장들의 주요 일문일답.
-중동전쟁을 계기로 정부가 구상하는 공급망 에너지 자립 전략의 기본방향은 무엇인가
▲(이형일 재정경제부 제1차관) 기본적으로 네 가지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 첫 번째는 국내 생산이 가능한 품목은 최대한 국내에서 생산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내생산 세액공제 도입도 추진할 계획이다. 두 번째는 국내 생산이 어려운 품목은 전략 비축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원유뿐 아니라 나프타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다만 나프타는 휘발성이 높고 장기 보관이 쉽지 않은 특성이 있어 원유를 더 비축하는 것이 나은지, 나프타를 보관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또는 나프타 대체재인 콘덴세이트를 활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다.
세 번째는 해외 공급망 기지 구축이다. 국부펀드나 국내 다양한 정책자금을 활용해 해외 생산기지와 공급망에 적극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 마지막은 공급망 다변화다. 현재 국내 정유설비는 중동산 원유에 최적화돼 있다. 앞으로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해 다양한 국가의 원유를 처리할 수 있도록 설비 경쟁력을 높이고 중동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까지 함께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3·4·5 비전'은 결국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계속된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것 아닌가.
▲(이형일 차관) 저희도 '3·4·5 비전'이 매우 도전적인 목표라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반도체 호황을 단순한 경기 사이클로 끝낼 생각은 없다. 정부는 이번 기회를 활용해 3대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미국도 1990년대 후반 대규모 IT 투자를 계기로 잠재성장률이 반등했다. 대규모 투자가 먼저 이뤄지고, 이후 생산성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총요소생산성이 높아졌다. 우리도 같은 전략을 생각하고 있다. 반도체 호황으로 확보한 기회를 활용해 압도적인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면 투자 자체가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이후 피지컬 AI와 로봇, 자동차, 방산, 우주 등 다양한 산업으로 생산성 혁신이 확산될 것이다. 결국 총요소생산성이 올라가면서 잠재성장률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미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이러한 가능성을 반영해 우리 경제의 중장기 성장 전망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쉽지는 않지만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는 목표이며, 이재명정부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
-3대 메가프로젝트는 대부분 민간기업 투자가 핵심이다. 정부 차원의 재원 지원이나 리스크 분담 방안은 무엇인가.
▲(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 올해 성장률 3%와 경상성장률 12.3% 달성의 핵심 동력은 민간기업 투자다. 정부는 민간 투자를 촉진하는 마중물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우선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는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하반기 15조원 이상 규모의 투자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조만간 발표할 세제 지원 방안과 내년도 예산안에도 민간기업 투자를 뒷받침할 다양한 재정지원이 포함될 예정이다.
-첨단산업 지원에 비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은 금융지원 중심이라는 지적도 있다.
▲(민경설 재정경제부 혁신성장실장) 단순히 대출을 확대하는 수준이 아니다. 중소기업을 성장 단계별로 세분화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는 보다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체계로 바꿀 계획이다. 기존처럼 중소기업 졸업과 동시에 지원을 중단하는 방식이 아니라 성장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개편한다. 구체적인 지원 방안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하반기 중 발표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 20만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 계획은 어떻게 추진되나. 올해는 어느 정도 성과를 기대하나.
▲(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 성장률은 크게 높아졌지만 반도체 산업은 취업유발계수가 높지 않다. 이 점을 고려해 올해 취업자 수 증가 전망은 기존보다 1만명 낮춰 잡았다. 최근 취업자 수가 감소세로 전환됐고 생산가능인구도 줄고 있어 하반기 고용 여건도 쉽지 않다. 다만 3대 메가프로젝트와 유망산업 투자 기반이 구축되면 청년을 포함해 2030년까지 20만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단순 인턴이나 일 경험이 아니라 민간 취업과 직접 연계되는 양질의 일자리다. 공공부문에서도 청년뉴딜과 사회연대경제, 복지, 국세 체납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10만명 이상의 일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청년 일자리 회복 방안'은 3분기 초 발표할 예정이다.
-국부펀드를 새로 만들겠다던 정부가 KIC 중심으로 방향을 바꾼 이유는 무엇인가.
▲(민경설 재정경제부 혁신성장실장) 정부도 별도 국부펀드 설립 방안을 검토했지만 이후 국내외 전문가 의견과 정부 내부 논의를 거쳤다. 새 기관을 만드는 것보다 20년간 운영 경험과 전문성을 축적한 KIC를 활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KIC는 해외 네트워크와 투자 경험이 충분하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투자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판단했다.
-정부는 올해 1인당 GNI 4만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달성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 가장 중요한 변수는 경제성장률과 환율이다. 올해 경상성장률을 12.3%로 전망한 만큼 성장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다. 다만 최근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현재 수준이 계속된다면 4만달러 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렇더라도 4만달러에 매우 근접한 수준까지는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앞으로 환율이 안정된다면 달성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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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희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성장 전망에는 상·하방 요인이 모두 존재한다. 상방 요인은 반도체 경기다. 최근 주요 기관들이 반도체 전망을 계속 상향 조정하고 있어 하반기 반도체 경기가 예상보다 더 좋아지면 성장률도 추가로 높아질 수 있다. 반면 하방 요인은 중동 정세다. 현재 전망은 중동 상황이 일정 부분 안정된다는 전제 아래 작성했다. 만약 중동 리스크가 다시 확대되면 성장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현재 환율 수준을 기준으로 하면 올해 GNI는 3만9000달러 중반 수준이 예상된다. 다만 성장률이 더 높아지거나 환율이 안정된다면 4만달러 달성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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