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외자 판호 전년比 39% 급감
판호 대기에 신선도↓…파일럿 정책도 부담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한풀 꺾이고 중국 정부의 외자 판호(版號) 발급은 감소하면서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진출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중국 당국은 자국 시장에 진출하는 외산 게임을 판호 발급을 통해 허가제로 통제하고 있는데, 판호 발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국내 게임들의 중국 내 적기 유통과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中 외자 판호 기다리다…흥행 골든타임 놓치는 K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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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올해 상반기 내자 판호 917개, 외자 판호 35개를 발급했다. 전년 동기 대비 내자 판호는 21% 증가했으나 외자 판호는 39% 줄었다. 연간 판호 발급 수가 2022년 최저점을 찍은 이후 2023년부터 1000개 이상을 유지하는 가운데 내자 판호 비중은 무려 90~95%에 달한다. 국내 게임도 상반기 기준 지난해 9개에서 올해 7개로 판호 발급이 줄었다.

미국 투자리서치사 모닝스타는 최근 중국 빅테크 분석 리포트에서 순수 외자 판호 비중이 감소한 이유를 현지 파일럿 정책에서 찾았다. 상하이 등 주요 도시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외국계 게임사가 현지에 직접 세운 법인에 외자가 아닌 내자 판호 수준의 빠른 규제 완화 혜택을 주는 파일럿 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외국계 합작법인들이 1년 넘게 걸리는 외자판호를 기다리지 않고 법인 구조를 변경해 내자 트랙으로 대거 이동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내자 판호로 우회하려면 지식재산권(IP)과 원본 소스코드 등의 소유권을 중국 합작법인으로 이전하거나 계약상 귀속시켜야 했다. 하지만 까다로운 조건에 기업들의 불만이 커지자 중국 정부는 현지 개발팀을 두고 직접 게임을 제작하면, 합작법인을 세우지 않아도 내자 취급을 해주겠다는 내용의 파일럿 정책을 내놨다.

문제는 중국의 정책 변화가 개발을 완료한 뒤 현지에 수출하는 국내 게임업계의 전통적인 사업 구조와 맞지 않는다는 데 있다.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 게임사들은 파일럿 정책을 활용하기 어렵고, 대형 게임사들은 현지에서 개발을 진행하는 경우에도 합작법인을 통할 때와 마찬가지로 기술·인력 유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사실상 국내 게임사에는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다.


결국 국내 게임사들은 텐센트 등에 IP를 대여하거나 외자판호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데, 판호 심사와 발급이 수개월에서 수년간 지연되면서 게임의 신선도는 떨어진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최신 그래픽으로 무장한 중국 게임들이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뒤늦게 중국 시장에 발을 들인 한국 게임들은 경쟁력 자체를 잃게 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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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게임사 관계자는 "중국의 판호 발급은 자국 게임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 같다"며 "게임은 트렌드에 민감한데 최근 외자판호를 받은 한국 게임들만 봐도 수년 전에 정식 출시된 게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옛날만큼 중국 시장에서 큰 흥행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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