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19세 대학생, 공증 유언장 작성
아파트·예금 등 44억 규모 친구에 유증
"부모 재혼 상대에 남기고 싶지 않아"

중국의 한 19세 대학생이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44억원대 전 재산을 정작 부모가 아닌 어린 시절 친구에게 넘기겠다는 유언장을 남겨 논란이 일고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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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상하이 출신 대학생 리 모(19) 씨는 최근 본인 명의의 아파트와 수백만 위안의 은행 예금 등 2000만위안(약 44억원) 규모의 재산을 오랜 친구에게 넘긴다는 내용의 공증 유언장을 작성했다. 이 막대한 재산은 부모가 그에게 증여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더 커졌다.

법정 상속인인 부모를 제쳐두고 제삼자에게 전 재산을 넘기기로 한 배경에는 복잡한 가정사가 얽혀 있다. 리 씨의 부모는 이혼한 뒤 각각 재혼했다. 어린 시절 부모와 떨어져 지낸 탓에 정서적 유대는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고 한다. 여기에 평소 위험도가 높은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면서 불의의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겹치며 유언장 작성으로 이어졌다.


리 씨는 "내가 세상을 떠난 뒤 부모가 재산을 상속받으면 결국 사실상 남이나 다름없는 부모의 재혼 상대에게 흘러 들어가게 된다"며 "그럴 바에는 오랜 시간 함께 자라며 유일하게 믿고 의지해 온 고향 친구에게 남기는 것이 맞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중국 민법은 법정 상속 1순위를 배우자와 자녀, 부모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유언자가 법정 상속인이 아닌 제삼자나 단체에 재산을 유증(유언에 의한 증여)하는 것도 허용하고 있어 리 씨의 유언장은 법적 효력을 갖는다. 공증을 맡은 중국유언등록센터는 "제삼자가 상속인으로 지정된 경우 유언의 효력이 발생한 날로부터 60일 안에 상속 수락 의사를 밝혀야 하며, 기간을 넘기면 상속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례는 중국 젊은 층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유언장 작성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중국유언등록센터의 최신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까지 등록된 유언장은 40만 건을 넘어섰다. 유언장 작성자의 평균 연령은 과거 77세에서 67세로 낮아졌고, 최근에는 1980년대생부터 2000년대생까지 젊은 층의 등록 비율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현지의 한 공증 전문가는 매체에 "요즘 중국 젊은 세대는 결혼 전에 취득한 부동산이나 상속 자산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이른 나이부터 유언장을 쓰는 것을 합리적인 자산 관리로 여긴다"며 "딩크족(자녀 없는 맞벌이 부부)이나 독신주의자가 늘어난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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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연이 알려지자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찬반이 팽팽하게 엇갈렸다. 리 씨를 비판하는 쪽에서는 "소원한 사이라 해도 결국 부모가 준 돈인데 이를 친구에게 돌리는 것은 도리에 어긋난다", "가치관이 바뀔 수 있는 나이인 만큼 성급한 결정"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반면 "부모의 재혼 상대를 배제하고 싶은 마음이 이해된다", "전 재산을 믿고 맡길 진짜 친구를 둔 리 씨가 부럽다"며 옹호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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