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취업자 15만명 증가 전망…1만명↓
KDI, 한국은행보다 보수적으로 잡아
"반도체 취업유발계수 낮아 일자리 한계"

정부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3.0%로 대폭 상향했지만 정작 취업자 수 증가 폭은 당초 예상보다 1만명 낮춰 잡았다. 인공지능(AI)발 반도체 호황으로 경제 외형은 커지는 반면 민생과 직결된 일자리는 줄어드는 '고용 없는 성장'이 현실화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8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원메쎄에서 열린 '경기도 5070 일자리 박람회'가 구직자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8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원메쎄에서 열린 '경기도 5070 일자리 박람회'가 구직자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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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4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 따르면 올해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15만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올해 1월 '2026 경제성장전략' 전망치(16만명) 대비 1만명 감소한 수치다.


정부는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실질 GDP 성장률을 1% 포인트 대폭 올렸는데 고용 지표는 오히려 뒷걸음질 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번 전망치는 종전 한국개발연구원(KDI, 17만명)과 한국은행(18만명)의 전망치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거시경제 지표와 체감 경기 간 '디커플링(탈동조화)'이 뚜렷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GDP 성장의 기반인 반도체 산업 특성상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중동전쟁 여파로 지난 4~5월 고용 실적이 부진했고 건설업 회복이 늦어지면서 취업자 수 전망치를 낮췄다는 것이다. 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실질성장률 상향은 주로 반도체 분야에서 나왔다"면서 "반도체 취업유발계수가 그렇게 높지 않다 보니 일자리 창출에 제한되는 부분들이 있어 종전보다 1만명 낮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취업유발계수는 매출 10억원당 창출되는 직·간접 취업자 수를 뜻한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첨단 장비와 대규모 설비 투자가 생산을 주도하는 자본 집약적 구조인 반도체의 취업유발계수(2023년 기준)는 2.4명이다. 전체 산업 평균(8.2명)의 3분의1에 불과하다.

정부는 청년 고용 부진 완화를 위해 2030년까지 민간·공공 일자리를 20만개 이상 창출하기로 했다. 이 중 민간 일자리는 10만명이다. 민간에서는 신산업과 과학기술, 문화, 금융 등에서 일자리를 발굴하고 창업, 인턴십을 확대한다. 나머지 10만명은 공공에서 나온다. 채용연계 일경험을 확대하고 공공가치 창출 및 국가 핵심 산업 경쟁력 강화 등과 연계한 일자리다.


아울러 정부는 2030년까지 첨단산업 등 청년 전문인력을 20만명 이상 양성하고, 취·창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K-뉴딜 아카데미, 부트캠프 등 수요 높은 첨단산업 분야의 취업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하고 후속관리를 강화한다. 양성된 전문인력은 기업, 공공기관, 사회연대경제 등 모든 수요 분야와 매칭되는 플랫폼도 신설한다. 자격·교육·경력 등 직무능력 외 경력 정보까지 포함해 이력인정서를 발급하는 가칭 커리어뱅크도 구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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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정부가 공언한 숫자들이 궁극적으로 청년 고용 불안을 해소하는 지속가능하고 양질의 일자리인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당장 올해 닥친 고용 둔화 압력을 상쇄하기에는 시차가 너무 크다는 지적도 있다. 이강구 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선임연구원은 "청년정책의 경우 인력양성이나 일자리 수와 같은 목표뿐 아니라 실제 취업 여부, 고용의 질과 지속성까지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AI 구조전환 과정에서 탈락하는 인재들을 어떻게 보호하고 다시 성장할 기회를 줄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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