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세제 넣는 사건 잇따르자
日 초등학생 학부모 필수품으로
국내도 발생, 위태로운 교육현장
최근 일본에서 지문인식 기술을 도입한 텀블러가 화제다. 이 제품은 등록된 지문 외에는 뚜껑이 열리지 않아 제삼자의 접근을 원천 차단한다. 원래 운동선수들의 약물 혼입 방지용으로 개발됐지만, 현재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서 필수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6개월 만에 1만개 이상 팔리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제품이 학생 필수품이 된 이유는 뭘까. 일본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의 텀블러에 세제나 수면제 등을 넣는 사건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지난 2024년 2월과 3월, 도쿄도 스기나미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텀블러에 든 음료를 마시다 세제나 비눗물 같은 이상한 냄새와 맛을 느끼고 뱉어내는 일이 발생했다. 또 지난해 9월 아다치구의 초등학교에서는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텀블러에 수면유도제를 넣은 사건이 적발됐다. 이 밖에도 소독용 알코올이나 자석을 텀블러에 넣는 사건도 일본 곳곳에서 있었다.
지난 5월에는 한 초등학교 교사가 제자의 텀블러에 자신의 하반신을 문지르는 등 음란행위를 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더했다. 또 이 교사의 휴대전화와 디지털 저장장치에서는 여학생의 치마 속 사진 등 약 5000건에 달하는 불법 촬영물이 발견됐다.
일본뿐만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4월 제주 서귀포시 소재의 한 초등학교에서 몰래 침입한 10대가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이 있었다. 인근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으로 밝혀진 범인은 여성 교사가 사용하던 텀블러에 의문의 액체를 넣었는데 이는 놀랍게도 자신의 정액으로 밝혀졌다. 또 범인은 교사 의자에 소변 흔적을 남기는 엽기적인 행위를 저지르기도 했다. 피해 교사는 충격을 받고 정신의학과 치료 등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교육청이 '교권보호단'을 출범하고 교권보호전담관 제도를 신설하기로 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에 등장하는 가상의 조직인 '교권보호국'이 실제가 됐다며 떠들썩하다. 현실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일수백확(一樹百穫)'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춘추전국시대 제나라 명재상 관중의 저서 '관자' 중 "하나를 심어서 하나를 거두는 것은 곡식이고, 하나를 심어서 열을 거두는 것은 나무이며, 하나를 심어 백을 거두는 것은 사람이다"는 구절에서 유래했다. 그만큼 인재 양성, 즉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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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실 속 학교는 더 이상 아이들과 교사들이 안심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심지어 물을 마시기 위해선 지문 인식을 해야 하고 의자에 앉기 전엔 이물질이 없나 먼저 살펴봐야만 한다. 상상도 못 했던 일이지만 이젠 현실이다.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까. 학생, 교사, 교육이 위태로운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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