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I, 우울 행동 연관 핵심 장내 미생물 2종 발굴…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정밀 치료 가능성 제시
국내 연구진이 만성 스트레스로 나타나는 우울 유사 행동을 완화하고 손상된 뇌 신경영양 신호를 회복시키는 장내 미생물 2종을 발굴했다. 특정 장내 미생물이 장과 뇌를 연결하는 '장-뇌 축(Gut-Brain Axis)'을 통해 신경세포 기능을 조절한다는 분자 기전까지 규명하면서 향후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우울증 예방·치료 기술 개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호남권센터 정혜종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만성 스트레스 환경에서 우울 유사 행동과 연관된 핵심 장내 미생물 2종을 발굴하고, 이들 미생물이 뇌 신경세포의 산화스트레스와 신경영양 신호 전달 체계를 조절하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약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파머콜로지컬 리서치(Pharmacological Research)'에 지난 5월 28일 온라인 게재됐다.
장내 미생물 2종이 산화스트레스를 줄이고 뇌 신경영양(BDNF) 신호를 회복시켜 만성 스트레스로 유도된 생쥐의 우울 유사 행동을 완화하는 과정을 나타낸 모식도. 연구팀 제공
우울 행동과 연관된 장내 미생물 2종 첫 규명
우울증은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스트레스 호르몬의 지속적인 노출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정신질환이다. 최근 장내 미생물이 뇌 기능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잇따르고 있지만, 어떤 미생물이 실제 우울 유사 행동에 관여하는지와 작동 원리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사람의 분변 미생물을 이식한 생쥐 모델을 활용해 우울 유사 행동이 심한 개체에서 공통적으로 감소한 장내 미생물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인테스티니모나스 부티리시프로듀켄스(Intestinimonas butyriciproducens)와 파라박테로이데스 메르다이(Parabacteroides merdae) 두 종을 핵심 후보 균주로 확인했다.
이어 세포 및 동물실험을 통해 두 균주가 신경세포 내 활성산소 생성을 줄여 산화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손상된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뇌 신경영양 신호 회복…동물실험서 우울 행동 감소
연구팀은 두 균주가 신경세포의 성장과 생존에 중요한 TrkB-ERK-CREB-BDNF 신호 전달 체계를 회복시키는 효과도 확인했다.
특히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코스테론을 투여해 우울 유사 행동을 유도한 생쥐에 해당 균주를 경구 투여한 결과, 우울 유사 행동이 유의하게 감소했고 기억과 감정을 담당하는 해마에서 BDNF 발현도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우울 행동이 단순히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 감소 때문이 아니라 특정 장내 미생물의 존재와 기능에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 장내 미생물이 산화스트레스와 미토콘드리아 기능, 신경영양 신호를 함께 조절해 스트레스 반응과 우울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물학적 기전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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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종 KBSI 책임연구원은 "특정 장내 미생물이 장-뇌 축을 통해 신경세포의 신호 전달 체계를 직접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며 "향후 우울증 예방과 치료를 위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정밀의학 기술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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