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next]N% 성과급이 우리 사회에 남긴 것…삼성전자 DX 노조, 연쇄 집회 나선다
전삼노 14일·동행노조 16일
수원사업장서 잇따라 집회 예고
'합동분향소' 설치부터 검은 옷 시위까지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과 가전·TV·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간 성과급 격차를 둘러싼 갈등이 집단행동으로 번졌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삼성전자노동조합동행(동행노조) 등 사내 2·3대 노조가 이번 주 잇달아 집회에 나서면서 삼성전자 노사 관계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는 단순한 임금 갈등을 넘어선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업부 실적에 연동되는 이른바 'N% 성과급'이 같은 회사 안에서 100배 안팎의 보상 차이를 낳았다. 성과에 따라 보상한다는 원칙 자체에 이견은 크지 않지만 그 결과가 구성원들의 박탈감으로 이어지면서 성과주의 보상 체계가 조직에 남기는 후유증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국내 주요 기업이 잇달아 성과 연동형 보상을 확대하고 있어 이번 갈등을 삼성전자 한 곳의 문제로만 보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전삼노는 이날 오전 11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중앙문 앞에서 DX 부문 사기진작 및 보상방안 마련 촉구 집회를 연다. 집회는 이날 오후 7시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전삼노는 "이번 행사는 특정 개인이나 조직을 비난하기 위해서가 아닌 최근 DX 부문 구성원들이 느끼고 있는 상대적 박탈감과 사기 저하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회사에 전달하기 위함"이라며 "구성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사기 진작 및 보상방안 마련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삼노는 집회 현장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구성원들의 자율적인 헌화 참여를 유도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DX 부문의 성장 과정과 주요 성과를 알리는 역사 전시 공간을 운영하는 한편 방명록 작성 등을 통해 향후 경영진과의 대화에 반영할 의견 수렴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틀 뒤인 오는 16일에는 DX 부문 직원들이 주축이 된 동행노조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동행노조 역시 수원사업장 인근에서 같은 회사, 같은 권리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집회에 나선다.
동행노조 측은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불합리한 DX 패싱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위해 집회를 진행하고자 한다"며 "최대 2000~3000명 운집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동행노조원들은 검은 옷을 입고 출근하는 단체 행동과 1인 시위 등을 주도하며 DX 패싱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해왔다.
동행노조는 지난달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X 부문장과 면담하고 DS 부문과의 보상 격차 문제를 제기하며 경영진의 사과와 대책 마련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2027년부터는 특정 사업부 실적에 연동된 성과급 체계 대신 전사 차원의 성과급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두 노조가 연달아 집회에 나선 배경에는 부문 간 보상 양극화가 자리 잡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5월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에서 DS 부문 성과급을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1.5%에 특별경영성과급 10.5%를 더한 총 12% 수준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기록적인 실적을 낸 메모리사업부 등 DS 부문 직원들은 최대 6억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게 된 반면 DX 부문의 보상은 자사주 지급 등을 포함해 600만원 안팎에 그치면서 형평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DX 부문 규합에 나선 전삼노와 동행노조가 나란히 경영진의 보상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면서 사측이 느끼는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전날 기준 동행노조 가입자 수는 2만8412명으로 DX 전체 인력(5만1717명)의 55%에 달한다. 전삼노 조합원 수도 2만2600명을 넘어섰다. 반면 삼성전자 최대 노조이자 DS 부문 직원 중심으로 구성된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는 조합원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노조 간 이른바 노노(勞勞) 갈등도 변수다. 초기업노조는 최근 동행노조가 제안한 2027년 임금협상 공동 교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DS 부문의 처우 개선에 집중하겠다며 선을 그은 것으로 향후 교섭 국면에서 노조 간 주도권 경쟁이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DX 부문 인력의 이탈 조짐이 감지되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채용 공고가 올라온 날 삼성전자 직원들이 모인 온라인 채팅방에서는 과장급 연차 직원이 신입 공채 지원을 검토한다는 이야기까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보상 양극화가 부른 사기 저하가 핵심 인력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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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임금협약에 반발하는 사내 2·3대 노조가 몸집을 키우면서 하나의 삼성과 조직의 결속력을 다져야 하는 경영진의 리더십도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성과주의를 원칙으로 올해 임금협상은 마무리됐기 때문에 집회의 영향력이나 실효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보상 체계에 대한 불신이 굳어지면 조직 운영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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