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제조사 소주 알코올 도수 15도대로
1924년 첫선 이후 100여년만 약 20도↓
"과도한 음주 지양, 바뀐 주류 문화 고려"
'도수 낮추면 판매량 증가'는 옛말
저도주와 경계 모호…정체성 회복 고민해야

'국민 술' 소주가 자꾸만 순해진다. 올해 초 롯데칠성 롯데칠성 close 증권정보 005300 KOSPI 현재가 98,200 전일대비 3,400 등락률 -3.35% 거래량 26,090 전일가 101,600 2026.07.14 15:07 기준 관련기사 '700억 시장' 도약…몸값 오르는 무알코올 맥주 '하이트 vs 카스' 2파전 롯데칠성 '새로 오미자', 출시 한 달여만 200만병 판매 [밥상 덮친 인플레]②'수출 3社' 뺐더니…식품기업 2분기 역성장 음료의 '새로'가 출시 3년여 만에 알코올 도수를 기존 16%(도)에서 15.7도로 0.3도 낮췄다.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 close 증권정보 000080 KOSPI 현재가 14,770 전일대비 190 등락률 -1.27% 거래량 118,840 전일가 14,960 2026.07.14 15:07 기준 관련기사 '700억 시장' 도약…몸값 오르는 무알코올 맥주 '하이트 vs 카스' 2파전 CJ올리브네트웍스, 제조·물류·유통 전 산업 AI 전환 돕는다 K팝 입은 진로 두꺼비…21개국 한정판 출시 도 '진로이즈백'과 '참이슬 후레쉬'의 도수를 각각 0.3도 내려 15.7도로 맞췄다. 지난해 롯데칠성음료 대표 소주 '처음처럼'이 16도로 낮아진 데 이어 15도대가 시장의 대세가 되는 분위기다.


[초동시각]정체성 모호해진 '국민 술' 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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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4년 옛 진천양조상회(현 하이트진로)가 처음 선보인 증류식 소주의 알코올 도수는 35도였다. 1960년대 들어 제조 방식이 주정(酒精)에 물을 타는 희석식으로 바뀌면서 도수가 내려가기 시작해 100여년 만에 20도 가까이 낮아졌다. 시중에는 14도대 소주는 물론, 최근에는 칼로리를 낮추고 도수를 11.7도까지 내린 라이트 소주도 나왔다.

주요 제조사들은 소주 도수를 낮추면서 주류 시장의 저도화 흐름과 깔끔한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 수요를 반영했다고 설명한다. 이는 회식이나 모임 등 단체 행사가 빈번하고 늦은 시간까지 술자리가 이어지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전까지 유용한 전략이었다. 목 넘김이 부드러워지고 같은 1병이라도 이전보다 취기(醉氣)를 덜 느껴 소비자들의 마시는 양이 늘면서다.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전환 이후 상황은 다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과한 술자리보다 '혼술(혼자서 마시는 술)'이나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을 선호하고, 하이볼이나 와인 등 다양한 주종으로 관심도가 분산됐다. 소주가 순해져도 과거처럼 판매량 증가로 직결되는 구조가 아니다.

실제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국내 희석식 소주 출고량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91만6000㎘에서 지난해 79만3000㎘로 13.4% 감소했다. 엔데믹 이후인 2022년 출고량이 86만2000㎘로 전년 대비 4.3% 증가하며 잠시 반등했으나 이후로 매년 내림세다. 저도수 트렌드에 편승해도 소주 판매량 감소를 막지 못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순한 소주 경쟁은 제조사의 원가 부담을 낮추기 위한 생존 전략으로 읽힌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가 강하고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은 품목인 만큼, 출고가 인상은 제한하면서 주정 사용을 조금이라도 낮추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알코올 도수를 0.1도 낮추면 병당 0.6~0.9원가량 주정값이 줄어든다. 낱개로는 미미한 액수지만 대형 제조사의 연간 소주 판매량이 20억병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원가 절감 효과가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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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소주의 설 자리는 모호해졌다. '믹솔로지(Mixology·주류 믹스 문화)'가 유행하며 섞어 마시는 주종 영역은 위스키 등 고도주에 내주고, 평균 13~15도인 와인과 도수 차이도 줄었다. 무알코올 주류나 과일맛 증류주 등 저도수 대체재도 넘쳐난다. 소주가 묽어질수록 정체성은 더 흐려지고 향후 가격을 올릴 때 꼬투리가 될 수 있다. 제조사들이 저도수 한계를 시험하는 데 공들이기보다 소주의 정체성 회복을 고민해야 할 이유다.


김흥순 유통경제부 차장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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