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 "수급 문제로 재가격화"
"반도체 이익 방향 아직 안 꺾여"
13일 코스피가 약 9% 급락하며 7000선(7천피)을 내준 것과 관련해 하나증권은 "약세장의 시작보다는 1차 상승 이후 가격과 수급이 균형을 다시 찾는 재가격화 과정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이익의 방향이 아직 꺾이지 않은 만큼 주도주 중심의 대응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와 국민연금 리밸런싱, 개인 유동성 둔화(고객 예탁금 감소)가 지수 복원을 늦추고 있지만 반도체 이익의 방향은 아직 꺾이지 않았다"며 "지금 시장의 문제는 이익보다 수급에 있다"고 설명했다.
메타발 인공지능(AI) 수요 둔화 우려를 AI 수요의 종료로 해석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봤다. 시장이 묻기 시작한 것은 투자 규모가 아니라 투자 회수 속도로, 수요의 소멸보다 평가 방식의 변화에 가깝다는 것이다.
반도체 업황도 정점을 말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2026년이 성장률의 정점일 수는 있어도 2027년에는 성장 속도가 낮아질 뿐 절대 시장 규모는 다시 확대된다.
이 간극을 확인하는 첫 시험대로는 SK하이닉스 주식예탁증서(ADR)를 꼽았다. ADR 공모에는 약 1715억달러의 주문이 몰려 발행 규모 대비 경쟁률이 7배에 달했고, 공모가는 직전 서울 주가의 환산가격보다 약 2.9% 높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통상 해외 증자가 할인 발행되는 것과 달리 할증 발행에 성공한 것이다.
김 연구원은 "미국 투자자가 SK하이닉스를 단순한 메모리 사이클주가 아니라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의 AI 인프라 자산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프리미엄이 유지될 조건도 갖췄다고 봤다. SK하이닉스 ADR의 본주 대비 비중은 약 2.4%로 TSMC ADR의 약 20%보다 낮아 초기 유통 물량이 제한적이고, 본주와 ADR 간 전환도 복잡해 차익거래가 즉시 작동하기 어렵다.
이번 장세를 판단할 지표로는 ▲SK하이닉스 ADR 프리미엄, ▲메모리 가격과 이익 추정치, ▲고객예탁금의 바닥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가격은 이미 약세장을 반영하고 있지만 이익은 아직 약세장을 말하지 않는다"며 "ADR 프리미엄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메모리 가격과 이익 추정치가 훼손되지 않는다면 반도체 대표주 중심의 비중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블랙먼데이 하이닉스 15%↓ 역대 최대 하락
이날 코스피는 669.01포인트(8.95%) 내린 6806.93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63.91포인트(0.85%) 내린 7412.03으로 출발해 장 초반 0.71% 오르며 상승 전환하기도 했지만, 다시 방향을 바꿔 하락 폭을 키웠다. 한때 6783.43(-9.26%)까지 밀리기도 했다.
종가 기준 낙폭 669.01포인트는 역대 4번째, 장중 변동폭 745.64포인트는 역대 3번째에 해당한다. 코스피가 지난 5월 6일 7000선을 돌파한 이후 이를 밑돈 것은 약 2달 만이다. 정확히는 7000선 돌파 후 68일 만, 46거래일 만이다. 지난달 19일(9385.59) 장중 최고가와 비교하면 무려 27.4%(2578.66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급락 여파로 이날 오전 10시 34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오후 1시 28분에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20분간 매매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 시가총액은 전장 기준 6118조6042억원에서 5571조3559억원으로 줄었다.
'코스피 투 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 등으로 폭락하면서 지수 전체가 충격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10.70% 내린 25만4500원, SK하이닉스는 15.37% 내린 184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이날 낙폭은 역대 가장 큰 수준이다. 이에 시가총액이 1314조9358억원으로 줄어들며 시가총액 1조달러 클럽에서 이탈했다.
수급별로 보면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2조2193억원, 1조7047억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고, 개인은 3조8822억원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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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조3183억원 순매수 우위를 보인 반면 기관은 1조1700억원, 개인은 15억원 순매도 우위였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장보다 2.0원 오른 1503.4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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