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AI·반도체 호황, 정치가 발목 잡으면 도약 기회 잃어"…내년 예산 '800조원+α' 편성
李대통령, 국가재정전략회의 주재
반도체 세수로 '미래대응기금' 신설…청년·지방·인재·성장동력에 집중 투자
내년 세수 '500조원+α' 전망…50조원 지출 구조조정 병행
반도체·AI·데이터센터에 재정 집중
가정용 전기요금 시간대별 차등 검토…저소득층 바우처 확대도 주문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대한민국이 전례 없는 도약과 추락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정치권의 역량이 국가의 흥망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이 상대의 실패를 기다리며 발목을 잡을 경우 인공지능(AI) 혁명과 반도체 호황이 가져온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경고다. 한편 정부는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내년 국세 수입이 5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추가 세수를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해 청년·지방·인재·성장동력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내년도 총지출은 올해 본예산보다 10% 이상 늘어난 800조원 이상으로 편성하되, 50조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도 병행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년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대한민국이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도약을 할지, 아니면 다투다가 이 기회를 잃고 다시 몰락할지 그 변곡점에 서 있다"며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역시 정치적 역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정치인과 정치 집단들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잘 만들지를 고민하고 스스로 역량을 키워야 한다"며 "서로 헐뜯고 누가 망하기만 기다리며 발목을 잡는 사회는 흥망을 결정하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저를 포함한 정치권이 정말 더 잘하기 경쟁을 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내년 총지출 800조+α, '슈퍼 확장재정'…'미래대응기금'으로 장기 투자
이 대통령은 2027년도 예산안을 "편성 단계부터 오롯이 우리 정부가 처음으로 그려내는 예산"이라며 반도체 호황에 따른 추가 세수를 국가의 미래 대응을 위한 전략적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추가세수와 관련해서는 "전 세계 인공지능(AI) 패권이 결정되는 골든타임에 쓰일 소중한 재원"이라면서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해 미래, 청년, 지방, 교육 등 국가 미래를 좌우할 4대 분야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회의에서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내년 국세 수입이 당초 전망인 412조원을 크게 웃도는 '500조원+α'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총지출은 올해 본예산 대비 10% 이상 증가한 '800조원+α'로 편성하기로 했다.
미래대응기금은 장기 추세를 넘어서는 대규모 세수 증가분을 적립한 뒤 성장동력과 청년세대, 지방, 인재 분야에 단년도 예산의 한계를 넘어 집중 투자하는 방식이다. 세수 결손이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필요한 경우 기금의 여유 자금을 활용해 재정 변동성을 완화하는 안정화 기능도 맡는다. 박 장관은 미래대응기금을 "재정 운용 패러다임의 대전환이자 잠재성장률 반등을 뒷받침하는 전략적 투자 플랫폼, 세수 변동성을 완화하는 재정 안정화 장치"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확장 재정과 함께 역대 최대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도 추진한다. 재량지출 15%, 의무지출 10%, 사업 폐지 10%를 목표로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약 50조원의 재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수도권 공무원 통근버스를 폐지하고, 17개 부처의 중소기업 지원사업 99개에서 4조원을 삭감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정부는 저성과 사업은 15% 이상 감액하고 폐지 대상 사업은 전액 삭감하는 원칙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하기로 했다.
반도체·AI에 국가 재정 집중…전력·용수·인재 병목 해소
확보한 재원은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에 우선 투입된다. 기업의 투자 계획이 예정된 시간표대로 진행되도록 전력·용수·교통·물류는 물론 주거·교육·의료·문화 등 정주 여건까지 패키지로 지원한다. 정부는 광주 군공항 종전 부지에 호남권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의 전체 조성 일정을 기존 2047년에서 2040년으로 최대 7년 앞당길 계획이다.
AI 데이터센터의 경우 기업들은 2029년까지 8.4GW, 2035년까지 18.4GW 규모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현재 세종·동해·울산이 확정됐고, 34개 부지가 추가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메가특구법을 연내 제정해 반도체 투자기업에 최고 수준의 규제 특례를 부여하고, 기존 반도체특별법도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특별법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핵심 소재와 부품, 광물의 공급망도 산업안보 차원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주요 소재의 국가별 독점과 편중이 전략 무기화되고 수출 통제가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며 "핵심 소재와 대체 불가능한 부품은 지분 취득을 포함해 산업안보 측면에서 강력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정용 전기요금도 시간대별 차등…"저소득층은 바우처로 지원"
회의에서는 전력 공급 확대뿐 아니라 전력 수요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요금체계 개편도 집중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전력이 남는 낮 시간대에는 요금을 낮추고 피크 시간대에는 올리는 시간대별 탄력요금제를 가정용 전기요금에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시간대별 차등요금제는 일부 산업용 전력에 적용되고 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가정용도 결국 나중에는 확대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낮에는 싸게, 저녁에는 비싸게 적용해야 히트펌프와 전기차 충전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정용 전기요금 조정에 따른 서민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전기요금 바우처를 확대하는 방안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에너지 바우처 예산이 연간 8000억원에서 1조원 미만 수준이라는 설명을 들은 뒤 "너무 적다"며 별도 정책 토론이 필요하다고 했다.
히트펌프 보급 확대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히트펌프는 외부 공기의 열을 이용해 냉난방과 온수를 공급하는 장치로, 도시가스를 대체할 수 있지만 초기 설치비와 전기요금 부담 때문에 국내 보급률이 낮다. 이 대통령은 "가정용 전기요금이 밤이나 낮이나 같으면 히트펌프의 효율성이 충분히 살아나기 어렵다"며 시간대별 요금제와 보조금 정책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현재 약 1400만원 수준인 가정용 히트펌프 설치비의 최대 70%를 지방정부와 함께 지원하고 있다.
재생에너지가 남는 시간에는 전기차 충전요금을 사실상 무료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도 논의됐다. 정부는 제주에서 2026년 하반기나 2027년 초 시범 도입한 뒤 전남 등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은 지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낮 시간에 버리는 전기를 거의 공짜로 충전할 수 있다면 전기차 보급 속도도 훨씬 빨라지고 국민의 에너지 비용도 줄어든다"며 "언제나 속도가 문제다. 빨리 추진하라"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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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를 향후 대한민국의 20년, 30년을 결정할 출발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자원, 역량을 가장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집행해 국민과 청년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며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는 엄청난 기회가 우리 앞에 주어져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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