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성장전략] 전세보증금, HUG에 맡긴다…‘전세신탁’ 민간임대인도 확대 적용
민간임대인 대상 전세신탁 시행
HUG, 전월세안정화 기구 설치 검토
전월세 시장 파급효과 우려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을 임대인이 아닌 별도의 공적기구가 맡아 운용하는 안심신탁사업을 정부가 올 하반기 추진키로 했다. 전세사기로 보증금 미반환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세입자 보증금을 보호하겠다는 명분이다.
정부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등록임대사업자에 한해 이러한 방식을 선택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등록과 상관없이 민간 임대인도 포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세=사금융'이라는 메시지를 내놓자 전세를 공적 영역으로 끌어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임대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모인다.
정부가 14일 발표한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보면 올 하반기 안심신탁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세입자가 낸 전세보증금을 전월세안정화기구가 관리하고 임대인에게는 이를 운용해 발생한 수익을 매월 지급하는 방식이다.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보증보험 가입 의무가 있는 등록임대사업자와 비등록 민간 임대인 모두를 대상으로 안심전세신탁을 선택제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전세보증금을 관리하는 전월세안정화기구를 내부에 별도로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이 같은 방안을 도입한 이유는 전세 사기 예방 차원에서다. 보증기관에 전세금이 예치될 경우 보증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별도 대위변제 절차 없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즉시 돌려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당초 국토부는 등록임대사업자가 원할 경우 임대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시 HUG에 보증금 일부를 예치하는 방안을 전세제도 보완책으로 올해 초 경제성장전략에서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발표한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는 모든 임대사업자를 통칭하는 '임대인'이라고 명시했다. 전세신탁 적용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구체적인 사업방식을 공개하진 않았으나 임대차 시장에서는 임대인의 자발적 참여를 끌어내기 쉽지 않을 것을 내다본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임대차 기간에 보증금을 자유롭게 운용할 수 없게 되는 만큼 참여할 유인이 적기 때문이다. 월세 전환 등으로 전세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전세시장을 더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은 임대인이 선택하는 방식으로 도입하겠지만 추후 가입이 의무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현재 등록임대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각종 세제 혜택 축소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임대보증금까지 기관에 예치하려는 수요는 없을 것"이라며 "민간임대사업자 전반에 대한 세제 혜택을 병행해야 제도에 실효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한 올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는 이와 함께 부동산 시장 전반에 대출을 줄이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마찬가지로 이 대통령이 강조해온 '부동산과 금융 간 절연'의 일환이다. 고위험 주담대에 대한 부담을 강화하거나 은행에게 자본 추가적립을 의무화하는 등 사회적 비용을 덧씌우는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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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대출도 죈다.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대출의 경우 소득요건을 특정 금액을 기준으로 하는데 이를 물가·가구원 수를 반영한 중위소득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방식을 공개하진 않았으나 정책대출을 받기 위한 소득 기준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시중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를 경우 정책대출 금리도 시차를 많이 두지 않고 연동해 올리기로 했다. 무주택청년이나 취약계층을 제외하고 전세대출보증 비율을 점진적으로 낮추는 방안, 전세금반환보증 가입요건을 낮추는 방안도 이날 대책에 포함됐다. 다만 도심 주택공급을 촉지하기 위해 재건축·재개발 시 금융지원이나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하반기 중 검토하기로 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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