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2026년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 발표
중견기업 세제혜택 점진적 축소하고
청년 첨단 전문인력 20만명 양성

정부가 기업의 비수도권 투자와 근로자 이전을 촉진하기 위해 '지방우대세제 3종 패키지'를 도입한다. 지역별로 법인세·소득세 감면 혜택을 차등화해 수도권 기업의 지방 이전을 이끌고, 이를 통해 극심해진 'K자형 양극화'를 해소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때 세제 혜택이 급감하지 않도록 완충 역할을 하는 '점감구간'을 신설하는 한편 첨단산업 분야에서 20만명 이상의 전문인력을 양성해 청년 고용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8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원메쎄에서 열린 '경기도 5070 일자리 박람회'가 구직자들로 붐비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8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원메쎄에서 열린 '경기도 5070 일자리 박람회'가 구직자들로 붐비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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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조에도 'K자 양극화' 잠재성장률 갉아먹어

정부는 14일 '2026년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이 같은 K자형 양극화 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거시 지표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특정 IT 업종과 수도권에만 성장의 과실이 편중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수도권과 반도체 대기업에 집중된 경제 온기를 비(非)IT 중심의 지방 산업단지와 중소기업으로 확산시켜 잠재성장률 하방 압력을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브리핑을 통해 "반도체 호황에 따른 수출 등 주요 경제지표의 호조는 분명한 기회요인이지만, 동시에 우리 경제가 극복해야 될 과제들도 상존하고 있다"며 "잠재성장률 하방 압력, IT·수도권 편중성장 극복과 K자형 양극화 구조 완화 및 구조개혁을 위한 정책 과제들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반도체 호황에 따른 국내총생산(GDP)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도권과 지방,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양극화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기업 영업이익률은 2023년 3.6%에서 2024년 5.6%, 지난해 6.6%로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반면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4.8%→4.8%→4.6%로 오히려 하락했다. 이러한 격차는 고스란히 임금 격차로 이어졌다. 2024년 기준 중소기업 상용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351만원으로, 대기업(716만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임금 격차는 근속연수가 쌓일수록 더욱 확대되는 구조를 보인다. 이로 인해 청년들이 취업 준비 기간을 길게 늘려서라도 수도권 대기업 입사만을 선호하는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지방 기업·근로자 우대 3종 세제…법인세, 소득세 감면 강화

정부는 이 같은 격차 확대를 잠재성장률 하락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하고 지방, 중소기업, 청년에 방점을 찍은 고강도 구조 개혁에 나서기로 했다. 가장 눈에 띄는 대책은 지방 경제의 자생력을 높이고 기업의 지방 투자와 근로자의 이전을 촉진하기 위한 지방우대세제 3종 패키지다. 우선 기업의 R&D, 투자, 고용 등 생산적 활동에 대한 세제지원을 개편한다. 기본 세액공제율에 지역별 계수를 곱하는 방식으로 지방 투자 기업에 차등 우대를 제공할 계획이다. 근로자를 유인할 세제도 도입된다. 중소기업 취업자 소득세 감면 시 지방에 더 큰 혜택을 준다. 비수도권 이전 기업이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이전지원금에 대한 소득세도 비과세한다. 비과세 한도는 일반 지역의 경우 월 20만원, 특별지원지역은 월 50만원이다. 아울러 창업 및 중소기업에 대한 세제지원 시에도 지방 우대 혜택을 넓힌다. 재정 측면에서도 서울과의 거리, 인구소멸 위기 등을 반영한 '지방우대지수'를 개발하고 올해 아동수당, 노인일자리 등 7개에 불과했던 지방우대 재정 사업 수를 내년 크게 확대한다. 인구감소지역 기업의 가격평가를 우대하는 국가계약체계 개편도 함께 추진한다.

[하반기 성장전략] 법인세 깎고, 소득세 깎고…지방우대세제 3종 패키지로 K자 양극화 완화 원본보기 아이콘

중소기업→중견기업 성장 시 세제혜택 점진적 축소로 충격 완화

중소기업 분야에서는 정부 지원금과 세제 혜택이 끊기는 것이 두려워 성장을 포기하는 피터팬 증후군을 방지하고 기업의 성장 사다리를 복원하는 데 방점을 뒀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때 특별세액감면 및 영상·웹툰 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혜택이 급격히 축소되지 않도록 완충 역할을 하는 점감구간을 신설한다. 재정 지원 체계 역시 고속성장, 성장유지, 성장정체, 성장하락 등 유형별로 재설계해 고속성장기업에 재정을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성장성과 잠재력을 갖춘 기업을 중심으로 중소기업 지원사업 심사체계를 개편한다. 성장성은 3년 매출 또는 고용 증가율 5% 이상을 기준으로 평가된다. 올해 하반기 시범사업을 거쳐 내년 범부처로 체계를 확산하는 것이 목표다.


첨단산업 등 청년 전문인력 20만명 양성

청년층을 위한 일자리와 자산 형성, 주거 대책도 구체화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3대 메가 프로젝트, 첨단산업 부문 등에서 청년 전문인력 20만명 이상을 양성하기로 했다. 특히 직무 능력뿐만 아니라 프리랜서 경력 정보까지 원클릭으로 증명하는 '커리어뱅크'와 수요 매칭 플랫폼을 신설한다. 민간 및 공공 일자리를 확대해 20만개 이상의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청년들의 자산 형성을 도울 '청년형 ISA'를 내년 상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청년형 ISA는 총급여 7500만 원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납입금 소득공제 10%와 이자·배당소득 비과세 혜택을 부여한다. 또한 2030년까지 청년층 공공임대주택 40만호 이상을 공급하고, 전세료 반환보증료 지원의 소득 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이번 방안은 K자형 양극화 완화를 위해 단기 부양책이 아닌 세제와 재정을 연계한 구조적 접근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이강구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선임연구원은 "지방·중소기업·청년을 단순한 지원 대상이 아닌 성장의 한 축으로 보고 재정·세제·금융·공공조달을 연계한 점은 의미가 있다"면서 "특히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소기업에 지원을 집중하는 방향은 바람직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연구원은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각 지역의 여건을 고려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고 청년 정책도 실제 취업 여부나 고용의 질과 지속성까지 평가하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AI로 인한 산업 구조 전환에서 탈락하는 사람과 기업을 보호하는 한편 재도약 기회를 부여하는 안전망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후상박' 기초연금으로 노후 소득 보장 강화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는 취약계층과 청년층을 위한 사회 안전망과 연금 제도 개편안도 대거 포함됐다. 사회 안전망 보강의 일환으로 근로장려금(EITC) 소득 요건을 완화해 수혜 대상의 폭을 넓혔다. 저소득층 집중 지원을 위해 기초연금을 소득수준별 추가 지원하는 하후상박 구조로 전면 개편한다. 국민연금의 경우 청년층을 두텁게 지원하기 위해 '청년 대상 첫 국민연금 보험료(1개월분, 약 4만2000원) 지원'을 도입하고, 군 복무 청년에 대한 군 크레딧 인정 기간을 기존 12개월에서 군 복무기간 전체로 확대해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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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노후 소득 보장을 확고히 하기 위한 퇴직연금 제도 전면 개편도 속도를 낸다. 정부는 이달 진행되는 실태조사를 토대로 오는 8월까지 '퇴직연금 단계적 의무화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후 금융기관 개방형, 연합형, 공공기관 개방형 등 유형별 맞춤형 제도안을 촘촘히 설계해 연내 입법 조치를 완료할 예정이다. 정부는 하반기부터 범부처 구조혁신장관회의를 본격 가동하고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책 과제들의 추진 상황을 점검해 나갈 계획이다.


세종=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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