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하천·계곡 불법시설 9만 여건…靑 "공무원 유착 확인 땐 수사의뢰"
영업시설 3156건 중 36% 정비
계도 기간 끝나 '무관용 집행' 전환
청와대가 전국 하천·계곡의 불법 시설과 관련해 단속 공무원의 묵인·방조를 넘어 업주와의 유착이 확인될 경우 수사기관에 의뢰하기로 했다. 최초 정부 조사에서 835건에 그쳤던 불법 시설은 이재명 대통령의 재조사 지시 이후 위성·항공사진을 활용한 전수조사를 거쳐 약 9만 건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김태근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은 13일 청와대 '팩트방앗간'에 출연해 "불법 시설이 오랜 기간 방치된 데는 불철저한 법 집행과 관리 소홀, 일부 유착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제대로 조사나 집행이 이뤄지지 않은 부분에는 엄정하게 책임을 묻고, 공무원 유착이 확인되면 수사까지 의뢰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지난 5월 약 3주간 현장 안전 감찰을 실시한 데 이어 오는 7~8월에도 추가 감찰에 나설 예정이다. 김 비서관은 "불법을 묵인·방조한 수준을 넘어 유착한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관계 공무원들에게 이번 조치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며, 그동안의 관리 책임도 분명히 묻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정부의 첫 조사 결과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초까지 파악한 835건이었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2월 24일 국무회의에서 이 수치를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경기도만 따져도 800건이 넘을 것"이라며 조사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당시 불법 시설이 반복되는 원인에 대해서도 "불법 영업으로 얻는 수익이 벌금이나 과징금보다 많기 때문 아니냐"며 제재 수준의 현실화를 주문했다. 이에 정부는 조사 기한을 3월 말까지로 연장하고 위성사진과 항공사진을 활용해 다시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이후 신고와 적발 건수가 계속 늘자 조사 기간을 6월 말까지 재연장했고, 현재 약 9만 건의 불법 시설을 확인했다.
정비는 불법 시설의 성격에 따라 차등 추진된다. 계곡이나 하천을 무단 점유해 자릿세와 주차비 등을 받는 상행위 시설은 예외 없이 철거한다는 원칙이다. 전국에서 확인된 상행위 시설은 3156건으로, 이 가운데 1149건, 36.4%의 정비가 완료됐다. 나머지 시설에는 원상복구 명령과 변상금 부과, 행정대집행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반면 마을 정자와 쉼터, 체육시설, 교량, 공동작업장 등 비상 행위 시설은 공공성과 주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 정비한다. 점용·사용 허가가 가능한 시설은 합법화를 추진하고, 공공성이 높은 시설은 공공기관이 대체 시설을 설치하는 방식이다. 경작지와 비닐하우스 등도 허가가 가능한 경우 유예기간을 두고 합법화 기회를 주기로 했다. 비상 행위 시설은 약 7만8000건으로, 6월 말 기준 약 1만3000건, 17%가 정비됐다.
김 비서관은 "6월 말로 계도기간이 끝난 만큼 상행위 시설에는 이제 무관용 원칙으로 행정 집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개별 불법 시설에 관리 카드를 만들어 내부 시스템에 등재하고, 폐쇄회로(CC)TV와 단속 안내판, 하천 지킴이 등을 활용한 상시 감시 체제도 구축할 계획이다.
반복적으로 무단 점유가 발생하는 지역은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필요할 경우 식품위생법 등을 적용해 영업정지 처분도 추진한다. 불법 영업으로 얻는 이익보다 과징금이 많아지도록 제재 수준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유튜브를 통해 제기된 강원 인제군 마장터와 고성군 미시령 계곡 사례도 즉각 조치됐다. 인제 마장터에서는 국공유지를 무단 점유한 뒤 1인당 1만원의 주차비를 받았고, 고성의 한 캠핑장에서는 국공유지와 타인의 사유지를 이용해 계곡 접근을 막은 것으로 파악됐다. 청와대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불법 간판과 출입 통제를 즉시 해제하도록 지시해 현재는 일반인의 접근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생계형 영업자와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단속과 지원을 병행한다. 자진 철거자에게는 변상금 면제와 형사책임 면책 등을 적용하고, 생계가 막막한 경우 일자리나 공공임대주택을 연계할 방침이다. 김포시에서는 불법 매점을 운영하던 60대 부부에게 공공임대주택 이주와 하천 불법행위 감시 일자리를 지원한 사례도 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정비가 끝난 계곡과 하천에는 공용화장실과 주차장, 휴식공간, 산책로와 그늘막 등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는 전국 정비 현황과 이용 가능한 하천·계곡 정보를 한곳에 모아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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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비서관은 "하천과 계곡으로의 이동과 접근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모든 행위는 용인하지 않겠다"며 "반짝 캠페인으로 끝내지 않고 국민이 행정의 효능감을 느낄 때까지 끝까지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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