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성폭력 2차 가해 2년 묵혀
“검찰은 수사 지연 파악도 못해”

성폭력 피해자가 자신에 대한 2차 가해를 멈춰 달라며 유튜브 제작자들을 고소했지만, 경찰은 2년 가까이 이들에 대해 아무런 처분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인 A씨는 2024년 9월 유튜브 채널 제작자 두 명을 서울 마포경찰서에 고소했다. 이들이 2024년 7월 유튜브 채널을 통해 피해자가 서울시의 특혜로 미국에서 호화스럽게 유학하고 있다는 내용의 1시간 분량 영상을 게재하고, 영상에서 A씨의 성과 미국에서 사용하는 이름 등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도 공개했다는 이유다.

이 영상의 조회수는 110만 회가 넘었다. A씨는 유학 생활에 관해 정보를 제공한 성명불상의 영상 속 인물 두 명, 영상을 짧게 재편집해 자신의 채널에 올린 유튜버 한 명도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명예훼손, 성폭력처벌특례법상 비밀누설금지 위반 혐의로 함께 고소했다.


경찰은 2년 가까이 지난 2026년 7월 현재까지 피고소인들을 송치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 A씨 측은 의견서와 증거설명서 등을 5차례 넘게 제출했는데도 경찰로부터 사건 진행 상황을 제대로 통지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경찰수사규칙에 따라 접수 뒤 3개월 안에 처리하지 못한 사건은 매월 수사 진행상황을 고소인에게 통지해줘야 한다(제11조). 경찰은 법리적으로 더 검토가 필요해 상급청인 서울경찰청에서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A씨의 고소를 대리한 김재련(사법연수원 32기) 변호사는 "사건이 복잡하거나 신종범죄도 아닌데 정치적으로 민감하다는 이유로 좌고우면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이 어떤 사건을 얼마나 뭉개고 있는지 검찰은 파악조차 못 하게 됐다. 피해자에게 지옥이고 가해자에게는 천국인 세상"이라고 했다.


대부분의 수사 지연은 경찰 수사단계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검찰이 처분한 사건 159만7,659건 중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한 건 16만194건으로 10%에 불과하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을 지낸 양홍석(36기) 변호사는 "경찰 수사의 소극성과 무책임함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상당 기간 별다른 수사 없이 불송치하는 사례가 많아진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양 변호사는 "사건 전건송치 제도를 재도입하지 않으면 사건조작이나 은폐를 가려낼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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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동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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