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사기범 재판 중 도주
1·2심, 공시송달 후 징역형 선고
대법 "절차 위반한 궐석재판 무효"
재판 중 피고인이 도주했더라도 관련 법이 정한 '소재불명 후 6개월' 기간을 채우지 않고 공시송달 결정을 내려 피고인 없이 재판을 진행했다면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주심 이숙연 대법관)은 사기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피고인은 2023년 인터넷에 카메라와 무선 이어폰 등을 판다는 허위 글을 올려 피해자들로부터 250만 원가량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피고인은 동종 전과가 많았으며, 1심 재판 중 합의를 할 것처럼 속인 뒤 2회 공판기일인 2023년 10월부터 출석하지 않고 도주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소재를 찾을 수 없다는 보고서가 접수된 지 약 3개월 만인 2024년 4월 24일 '공시송달' 결정을 내렸다. 공시송달이란 피고인의 소재를 알 수 없을 때 관보 등에 재판 관련 서류를 올린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전달된 것으로 간주해 피고인 없이 재판(궐석재판)을 진행하는 제도다. 1심은 피고인 불출석 상태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과 배상명령을 선고했고, 2심도 이를 유지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1심의 절차적 위법성을 지적하며 원심을 뒤집었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에 따르면 피고인에 대한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된 때로부터 6개월이 지나도록 소재가 확인되지 않아야 공시송달을 하고 피고인의 진술 없이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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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피고인에 대한 송달불능보고서 접수일을 기준으로 6개월이 지난 7월 18일 이후에나 공시송달을 할 수 있음에도, 1심이 4월 24일에 성급하게 결정을 내린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원이 피고인의 직장 주소로 송달을 시도하거나 가족에게 전화해 소재를 파악하려는 기본적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피고인의 진술 없이 이루어진 소송행위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파기환송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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