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발의 형사소송법 TF안
검사 수사권 조항 전면 삭제
‘보완수사 요구권’만 남겨
법조계 “형식적 흠결만 판단 가능”
“은폐, 증거인멸 등 찾기 어려워”

작정하고 은폐한 사건, 서류만 보고 어떻게 찾나[장윤기가 불붙인 檢보완수사]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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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형사소송법TF안은 '검사의 수사권'을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196조를 전면 삭제하고,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권'만 남겨두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수사 지연을 막기 위해 경찰이 요구를 받은 날로부터 1개월(최대 1개월 연장) 내에 수사를 마치도록 기한을 명시했다. 또한 사법경찰관이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수사관 교체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법조계는 이 같은 통제 장치가 수사 실무와 동떨어져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수사 현장에서는 텍스트에 담기지 않은 미세한 정황이나 관련자 대면 조사 등을 통해 이면의 진실을 포착하는 경우가 많다. 개정안처럼 경찰이 송치한 '종이 기록'에만 의존해 보완수사 요구만 해야 하는 구조에서는 제2, 제3의 '장윤기 사건' 같은 부실·은폐 수사를 결코 걸러낼 수가 없다. 현장의 복잡성을 외면한 채 서류와 기한만으로 수사를 통제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다.

수사관 교체 실효성 의문


검사의 보완수사 권한이 박탈되면,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는 '암장(은폐) 사건'을 적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현직 부장검사는 "서류에만 의존하는 보완수사 요구는 형식적 흠결이나 법리 판단에 대한 오해 정도만 지적할 수 있을 뿐"이라며 "아예 장윤기 사건처럼 작정하고 사건을 똘똘 말았거나 은폐했을 때는 기록만 보고 이를 발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른 서초동 변호사도 "보완수사 요구를 통해 경찰이 스스로 다시 수사하게 만들면, 애초에 숨기려 했던 내용을 더 교묘하게 조작해서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다시 돌려보낸다 해도 서류상으로는 확인이 어려워 사건만 무한정 맴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한 변호사는 "사건 처리가 지연되는 것은 필연적이며, 지연된 정의는 허위 처리보다 더 나쁘다"고 비판했다.

여당 법안에서 보완수사 요구를 강제하기 위해 징계 성격의 수사관 교체 조항을 넣은 것은 실효성을 갖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수사관 교체나 재수사 요구로 사건이 공전하게 되면, 해당 사건 피해자뿐 아니라 대기 중인 제3, 제4의 다른 사건 수사도 줄줄이 밀려 연쇄적으로 사건 처리가 지연될 수 있다. 형사사건을 주로 담당하는 한 변호사는 "사건을 던진 뒤 '담당자를 바꿔라' 할 경우 수사관 입장에서는 오히려 짐(사건) 하나를 덜게 되는 셈"이라며 "경찰은 수사 업무가 핵심이 아니라 '그냥 다른 부서로 가겠다'고 해버리면 그만이라 사실상 실익이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결국 사건 처리만 더 지연되고, 잘못된 시스템의 책임을 개인에게만 떠넘기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서로 사법통제 가능할까


'서류 통제'의 한계는 이미 통계로도 증명됐다는 평가다. 2021년 수사권 조정 당시 경찰 수사를 통제하겠다며 도입한 '시정조치요구권'은 사실상 사문화했다.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시정조치를 요구한 건수는 2024년 기준 경찰이 수사중지 결정을 내려 검찰에 사건 기록을 송부한 10만6703건 가운데 1592건(1.49%)에 불과했다. 넘어온 종이 기록만으로는 법령 위반이나 은폐 정황을 꼼꼼히 파악하기 어려워 제도가 유명무실해진 것이다. 현직 부장검사는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하는 것과 경찰에 요구해서 경찰이 그 취지대로 보완하는 것은 수사 주체가 달라지기 때문에 완전히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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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충분한 보완방안이 함께 마련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서를 최근 국회에 제출했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이석연 위원장도 12일 페이스북에 "검사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는 헌법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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