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라사이트 6월 여론조사 결과
고용 불안 지속…MS 4800명 감원
샌더스 등 美의회서도 입법 움직임
미국에서 인공지능(AI) 기업의 지분을 국민이 공유하는 'AI 국부펀드' 구상이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등에서 AI의 발전으로 인해 대규모 감원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AI로 창출한 부를 사회에 환원할 적절한 수단으로 AI 국부펀드가 각광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방송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베라사이트의 조사에서 응답자 중 69%는 AI 기업이 보유 주식의 50%를 공공 국부펀드에 이전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에 찬성했다. 여론조사는 지난달 18~19일 미국 성인 169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벤저민 레프 베라사이트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인들은 AI 국부펀드를 AI 산업이 창출한 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AI 국부 펀드에 대해 우호적 여론이 강한 배경으로는 고용 불안이 지목된다. 미국 빅테크는 AI 투자 확대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동시에 인력 감축을 이어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영업·컨설팅·엑스박스(Xbox) 게임 사업부를 중심으로 총 4800명의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 역시 올해 전체 인력의 10%를 감축하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아마존은 전 세계적으로 직원 1만600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
월가에서는 노동시장에서의 변화가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 기술 혁신 당시와 비슷하다고 보고 있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조지프 브릭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일 팟캐스트에서 "AI 전환 과정에서 노동자의 9%(약 1500만명)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지난 80년간 일자리 증가의 약 85%는 기술 발전이 만들어낸 새로운 직업들 덕분이었다"며 새 일자리가 고용 감소를 상쇄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회에서는 AI 국부펀드를 입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미 상원의원은 지난달 '미국 AI 국부펀드법'을 발의한 바 있다. 이 법은 연 매출 2억달러(약 3000억원) 이상의 미국 대형 AI 기업의 지분 50%를 국민이 공유하도록 해 AI가 창출한 경제적 이익을 사회 전체에 배분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샌더스 의원은 "AI의 혜택은 일부 억만장자가 아닌 모든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쓰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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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런 구상을 둘러싼 논란도 적지 않다고 CNBC방송은 짚었다. 영국 리서치업체 윈드폴 트러스트는 보고서에서 "국부펀드가 AI 인프라 투자와 AI 기업 지분 확보를 통해 국민에게 이익을 환원할 수 있지만, 공공성 확보와 국가 AI 경쟁력 강화라는 두 목표가 상충할 수 있다"고 짚었다. 투자수익을 극대화하려면 해외 AI 기업에 투자하는 편이 유리하나, 국가 AI 경쟁력 제고라는 정책 목표를 고려하면 국내 기업에 투자해야 하는 모순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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