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 2026 하반기 경제성장전략 발표
국부펀드·국민성장펀드 첨단산업 투자 확대
원화 국제화·MSCI 편입 자본시장 체질 개선

정부가 한국투자공사(KIC)에 전략투자계정을 신설해 종합형 국부펀드로 확대 개편한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장기 자금을 공급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민관 자금 투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다만 당초 검토했던 별도 전략형 국부펀드 대신 KIC를 택하면서 추진 속도는 높였지만 투자 독립성과 전문성 확보는 과제로 남게 됐다.


정부는 14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보고했다. 정부는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한 핵심 과제로 국부펀드와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첨단기술 민관 자금 지원 확대를 제시했다. 정부 출자와 기부금, 운용수익 등을 재원으로 활용해 전략산업과 기간산업, 해외 공급망 등 국가경쟁력과 경제안보 관련 분야에 장기 지분투자를 확대하는 게 골자다.

국부펀드·국민성장펀드로 첨단산업 투자 확대

국부펀드 투자 대상은 ▲3대 메가 프로젝트 등 전략산업 ▲금융·인프라 등 기간산업 ▲해외 공급망 등 국가경쟁력·경제안보 관련 산업 등 3대 분야다. 정부는 첨단산업과 소재·부품·장비, 원전, 우주항공, 양자기술 등을 포함한 전략산업에 장기 인내자본 형태의 지분투자를 제공하고, 해외 국부펀드와의 국내외 협업 투자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싱가포르 테마섹처럼 산업 경쟁력 강화와 전략기술 투자에 특화된 별도 '한국형 국부펀드' 설립을 검토했다. 한국미래투자공사를 신설해 전략산업 투자를 전담하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최종적으로 기존 KIC 내 전략투자계정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사전브리핑에서 "KIC는 이미 해외에서 국부펀드로서의 네트워크와 신뢰를 확보한 기관"이라며 "새 기관을 만드는 것보다 기존 KIC를 활용하는 것이 해외 국부펀드와 공동투자 등에서 유리하고 설립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국부펀드를 KIC에 설립하면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지만 일각에선 외환보유액을 운용하는 기존 KIC 체계 안에서 전략투자를 수행하는 만큼 투자 독립성과 거버넌스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외환보유액 운용과 전략산업 투자가 같은 기관 안에서 이뤄질 경우 투자 목적과 의사결정이 서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당초 검토했던 싱가포르 테마섹을 본뜬 별도 국부펀드는 외환보유액 운용과 분리된 독립적인 투자조직을 통해 보다 과감하고 장기적인 전략산업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혔다. 이 같은 우려에 정부는 기존 외환보유액 계정과 전략투자계정을 회계적으로 분리하고, '방화벽(Chinese Wall)'을 구축해 상호 영향을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다.


[하반기 성장전략]전략형 국부펀드 결국 KIC 품으로…전문성·독립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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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국민성장펀드는 올해 3분기 국민참여형 상품 6000억원을 추가 출시한다. 하반기 중 사업 승인과 자펀드 결성을 포함해 15조원 이상 자금 지원을 목표로 운용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중동전쟁 이후 공급망과 경제안보 리스크가 커진 점을 반영해 거시경제 통합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적극적인 재정운용 기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특히 반도체 호황으로 예상되는 추가세수를 청년과 차세대 성장산업, 지방, 교육 등에 집중 투자하기 위한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기로 했다. 첨단기술 사업화 촉진을 위한 보험 시범사업도 내년 도입한다. 시제품 실증 단계부터 상용화 초기 단계까지 사고 위험을 보장하는 보험을 지원하고, 실증특례 보험 사고 데이터와 시범사업 데이터를 보험개발원에 축적해 첨단제품·서비스 보험체계 통합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국가자산·재정·공공기관 전면 개혁

정부는 이어 전략적 국부 운용 강화와 공공·세제·재정 혁신 방안도 제시했다. 우선 'K-Asset 프로젝트'를 통해 국부 관리 패러다임을 소유·보존 중심에서 운용·가치 창출 중심으로 전환하고, 가상자산 등 신유형 자산까지 포괄하는 국가자산기본법 제정을 추진한다.


국가·지방정부·공공기관 간 자산정보를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dBrain)으로 연계하고, 올해부터 행정망 내 AI 기반 국유재산 법률해석 챗봇 등을 도입한다. 내년에는 기존 dBrain과 별도로 AI 기반 국가자산 전용 데이터베이스인 'K-Asset Cloud' 구축을 위한 정보화전략계획(ISP) 수립을 추진한다.


해외청사 사업은 부처별 분산 추진 방식에서 벗어나 복합개발 형태로 통합한다. 멕시코시티는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를 진행 중이며, 뉴욕과 하노이는 사업부지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국고금 배정체계는 부처별 총액배정 방식에서 재난안전, 국정과제, 의무지출, 연구개발(R&D) 등 핵심사업별 배정 방식으로 개편한다. 자금배정부터 집행까지 전 주기를 지원하는 전용 AI를 도입해 이상 지출 징후 탐지와 일별 국고금 지출 수요 예측 등을 수행할 계획이다.


국채시장 활성화를 위해 퇴직연금 계좌를 통한 개인투자용 국채 직접투자를 허용하고,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자금 유입 상황을 상시 점검한다. 퇴직연금 계좌는 본인 납입금에 대해 연 900만원 한도로 13.2~16.5%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고, 연금 수령 시에는 연 1500만원 한도로 3.3~5.5% 저율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세제 분야에서는 모든 조세지출을 원점 재검토해 불요불급한 제도를 폐지하거나 재설계하고, 가업상속공제는 대상 업종 조정과 대상선정심사위원회 신설, 공제 요건 합리화 등을 통해 제도를 재설계한다. 내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모든 재정사업을 검토해 역대 최고 수준의 지출구조조정을 추진한다. 교육재정교부금은 학령인구 감소와 교육환경 변화를 반영한 개편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첫만남이용권·부모급여·아동수당 등 현금성 지원은 출생 직후 별도 신청 없이 출생월부터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또 교통·에너지·환경세와 농어촌특별세 등 목적세의 효율적 재원 배분을 위한 정비계획도 마련한다.


공공기관 구조개혁·혁신조달 속도

정부는 올해 3분기부터 핵심 공공기관 구조조정과 유사·중복기관 통폐합, 자회사·해외지사 정비를 추진한다.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전환을 위해 발전공기업 5개사 통합을 검토하고,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와 시청자미디어재단 통합, 코레일 자회사 5개사 통합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혁신 조달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오는 12월까지 한국형 기타계약법(Other Transaction Authority·OTA) 방식의 혁신촉진형 계약제도를 신설한다. 정부와 기업이 공동으로 규격을 완성하고 단계별 목표 달성 시 비용을 지급하며, 계약금액과 요구 성능을 탄력적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로봇 등 신산업 분야 실증연계형 패스트트랙을 확대하고, 혁신제품 지정 주체에 서울시와 경기도 등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을 추가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원화 국제화·MSCI 편입으로 자본시장 체질 개선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위한 원화 국제화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 추진 계획도 공개했다. 정부는 이달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장하고, 내년 1월 '역외 원화결제시스템(가칭)'을 구축·운영하면서 자본거래 외환규제를 대폭 완화한다. 외국인의 원화 운용 범위를 단기 금융상품 등으로 확대하고, 원화 사용 경상거래에는 수출금융 금리 우대와 무역보험 한도 상향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외국계 금융기관 차입 제한 완화와 통화스와프 자금을 활용한 원화 무역금융 활성화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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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원화 국제화에 따른 시장 변동성에 대비해 24시간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역외 원화 유동성 관리와 대외 안전판 확충에 나설 방침이다. 또 이달부터 글로벌 핵심 투자자 협의체를 가동해 외국인 투자자와의 정례 소통을 강화해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투자환경 개선 작업을 지속하기로 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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