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성공적 미국 증시 상장은 한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인시켜준 반가운 성과다. 동시에 우리 금융산업은 과연 그 수준을 따라가고 있는지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의 나스닥 상장을 '한국 자본시장의 실패'로 연결하려는 시도도 있는데 지나치게 부정적이다. 글로벌 기업이 성장 과정에서 더 넓은 투자자 기반과 금융 서비스를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미국 자본시장의 경쟁력은 단순히 거래 규모에 있지 않다. 글로벌 기관투자가, 투자은행(IB), 전문 리서치, 기업설명(IR) 네트워크가 유기적으로 결합해 기업의 성장과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금융 생태계가 핵심이다.

결국 이번 상장이 던진 질문은 '왜 미국으로 갔는가'가 아니라 '한국 자본시장이 글로벌 기업의 성장과 가치를 얼마나 뒷받침하고 있는가'이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24시간 외환시장, 주식 통합계좌, 영문공시 확대 등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 외국인투자자가 국내 주식을 사고 분석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낮추고,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를 통해 시장 신뢰도도 높여야 한다.


금융투자업계의 역할도 중요하다. 해외 기관투자가 대상 판매망을 확대하고, 대규모 자금 조달을 지원할 투자은행 역량을 키워야 한다.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첨단 산업을 깊이 이해하는 리서치 역량도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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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세계적 수준에 오른 다음 과제는 그 가치를 국내에서도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금융시장을 만드는 일이다. SK하이닉스의 나스닥 상장은 한국 금융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기회가 될 수 있다. 산업 경쟁력에 걸맞은 금융 경쟁력을 갖추는 일, 더 이상 '잠재력'이라는 말로 미룰 수 없는 한국 경제의 현실적 과제다.


논설실 colum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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