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국가 전략산업 뒷받침 위해서라도 인프라 컨트롤타워 만들어야"[인프라, 건설에서 교체로]⑧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
사회시설관리 백년지대계 구상 담은 인프라기본법안 발의
"수요예측 실패·중복투자 예산낭비 심해"
"인프라 개념 업그레이드해야 할 시기"
"에너지나 통신, 수자원, 다양한 첨단산업과 관련된 인프라가 각기 다른 부처에서 관리하면서 엇박자로 인해 비효율이 발생하곤 합니다. 사각지대가 생기거나 반대로 중복투자로 낭비도 생길 수 있죠. 전체적인 맥락을 살펴 조율하고 같이 따져보는 컨트롤타워 역할이 필요합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국가인프라기본법 제정안 발의 취지를 이같이 설명했다. 송 의원은 지난 4월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인프라기본법안을 대표발의했다. 법안은 국가 차원의 중장기적인 인프라 전략을 짜는 한편 평가 체계를 갖춰 투자 우선순위를 매기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도로·철도·상하수도 등 전통적인 의미의 인프라는 물론 반도체·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과 관련한 인프라까지 아우른다. 기존의 개별 법이나 관리주체에 따라 나뉘어 있던 전국 각지 인프라를 큰 틀에서 짚어보고 조율하는 게 핵심이다. 인프라가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것은 물론 국가 경쟁력과도 밀접해졌다고 판단, 대한토목학회 등 관련 전문가 집단과 머리를 맞대 제정 절차를 밟고 있다. 송 의원은 노후 인프라를 비롯해 수요예측 실패한 사례까지 발굴해 부처별 칸막이를 뛰어넘는 컨트롤타워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인프라기본법을 발의한 배경이 궁금하다.
▲기후위기로 인해 재난은 수시로 발생하는 것은 물론,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국가 간 기술패권 경쟁 등 인프라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이슈가 한층 복잡해졌다. 인프라 관리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됨에도 지금껏 시설물이나 부처별로 칸막이식 체계로 단절돼 있어 관리 과정에서 효율적이지 못한 결정이 빈번했다. 최근 각종 사고에서 드러나듯 노후 인프라는 안전 등 국민 삶의 질과 직결돼 있는데도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게 많다. 수요예측에 실패하거나 중복투자로 예산이 낭비되는 일도 잦다. 용인 경전철의 예측수요는 16만명 수준이었는데 실제로는 6만명에 불과했다. 의정부경전철, 부산김해경전철도 비슷한 실정이다. 인프라기본법은 특정 부처 사업이 아니라 국가 인프라 전반의 최상위 원칙과 관리체계를 정하는 모법으로 작동하는 걸 목표로 한다.
-시대가 흐르면서 인프라 개념도 달라졌다는 평가가 많은데.
▲과거 구축한 사회간접자본(SOC)은 우리나라 성장을 견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일각에서는 SOC 투자를 줄여야 한다는 시각도 있지만 오히려 세월이 흘러 국내외 산업 여건이 바뀐 만큼, 국가 핵심 전략산업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인프라 개념도 업그레이드해야 할 시기다.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통적인 교통·통신·에너지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도 필요하다. 반도체는 그 자체로 인공지능(AI)이나 데이터센터의 인프라 역할을 하기도 한다. 반도체 산업이 발달했다는 건 모든 산업에서 첨단화·고도화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인프라 수요가 다각화되고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는 등 발전하고 있는데 지금처럼 컨트롤타워 기능이 없을 경우 부처나 기관별 할거주의로 중복투자, 비효율적인 투자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국가인프라위원회를 구성해 실질적인 권한을 주는 방안을 법안에 반영했다.
-노후 인프라를 개선하는 데 반대하는 이는 없겠지만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할 수 있을까.
▲인프라 관련 예산 투자는 비용·편익 분석을 거쳐 결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다만 신규 시설물을 짓는 것이나 기존 시설물 노후도를 따져 재정투입 효과나 우선순위를 따지는 현재 방식이 투명하고 객관적이라고 단언하긴 어렵다. 가령 각기 다른 지역의 상하수도 시설의 노후도가 비슷한 수준인데 한 곳만 투자할 수 있다면 위원회 차원에서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면밀히 분석하는 식의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인공지능·드론 등 첨단기술을 접목해 인프라 상태 평가방식이 과거에 비해 한층 고도화됐다. 인프라위원회가 구성된다면 토목 전문가뿐 아니라 각종 첨단기술 분야 전문가도 같이할 것이다.
-컨트롤타워가 있어도 실제 권한이 없다면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은 없을까.
▲통상 의사결정 구조를 보면 객관적 근거에 입각하기보다는 힘센 부처의 입장 위주로 결정되는 일이 빈번하다. 인프라기본법에서는 대통령 직속 인프라위원회를 두고 국무총리가 부처 간 이견 조정력과 예산 실행력을 담보하는 한편 정치적 입김을 배제한 민간 전문가를 과반 참여케 해 독립성, 객관성을 확보하는 구조다. 정부가 예산이나 기금운용계획을 짤 때 인프라위원회가 짠 투자 우선순위 목록을 우선 반영하도록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사유를 설명하도록 했다. 사유가 적절치 않으면 재검토를 요청할 수 있게 했다. 위원회가 중장기 재원확보 방안과 관련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재원 분담을 두고 갈등이 생기면 심의·조정할 수 있는 근거도 담았다. 재정당국 고유의 권한을 인정하면서도 기존 의사결정 과정에서 상호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이라고 보면 된다. 지자체 반발 등 갈등이 불거지면서 인프라 구축이 더딘 경우도 많은데 이견과 충돌을 조정하는 기구도 구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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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입법 절차는 어떻게 되나.
▲현재 상임위(국토위) 회부됐고 여야 간 원구성 합의하는 대로 국토위 상정해 법안소위로 넘길 예정이다. 추가로 의견수렴을 위한 제정법 공청회는 다음 달 말이나 9월 초로 예상한다. 작년부터 기후변화, 탄소중립 등 중요한 이슈별로 나눠 토론회를 진행해왔다. 공청회에서는 관련 중앙부처와 전문가, 이해관계자 논의와 자구 수정 등을 거쳐 늦어도 올해 안 국회 통과하는 게 목표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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