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최측근 그레이엄, 급작스레 별세
상원 평균 66세…80대 의원만 7명 달해
"은퇴 나이 지났는데"…대중과 괴리 지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미국 연방 상원의원이 71세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미 의회 고령화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연합뉴스는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를 인용해 "그레이엄 의원의 사망을 계기로 미 의회 고령화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전날 밤 워싱턴DC 자택에서 심정지를 일으켜 쓰러졌다. 검시 당국의 예비 조사 결과 사인은 동맥경화성 심혈관 질환에 따른 대동맥 박리로 파악됐다. 우크라이나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직후였고, 이튿날에는 방송 인터뷰 출연이 예정돼 있었다.
NYT에 따르면 미 상원에는 '세계에서 가장 명성이 높은 요양원'이라는 농담 섞인 별명이 따라붙는다. 70대는 물론 80대 의원까지 드물지 않은 탓이다. 평범한 미국인이라면 은퇴하고도 남았을 나이지만, 의회에서는 노익장을 과시하는 이들의 비중이 유독 높다.
그레이엄 의원은 고령자 가운데 특별히 나이가 많은 축도 아니었다. 상원의원 평균 연령은 66세가량이며, 그레이엄과 동갑이거나 더 나이 많은 의원이 전체의 3분의 1을 넘는다. 상원 임시의장인 척 그래슬리 의원은 92세로, 대통령 유고 시 부통령과 하원의장에 이어 승계 서열 3위에 올라 있다. 민주사회주의자를 자처해온 버니 샌더스 의원은 84세다. 80대 상원의원만 7명에 이르고, 상·하원을 합치면 70대 이상이 거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70대 현직 의원의 급작스러운 죽음은 고령 의원들이 직무를 감당할 만한 체력과 판단력을 갖췄는지를 놓고 묵은 의문을 다시 끄집어냈다. 이 논란은 앞서 미치 매코널 의원의 장기 입원으로 이미 불거진 바 있다. 역대 최장수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를 지낸 매코널 의원은 84세로, 지난달 중순 뚜렷한 설명 없이 병원에 입원했다.
이에 건강이 사적 영역이라 해도 의원이 직무를 수행할 상태인지는 유권자의 알 권리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매코널 의원은 결국 이날 성명을 내고 "넘어져 입원했으며 경미한 폐렴 증상이 있어 곧바로 상원에 복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입원 후 처음 내놓은 입장으로, 그레이엄 사망으로 번진 고령화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70대, 80대에도 현역을 지키는 의원들이 일반 대중의 삶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NYT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은퇴 연령은 남성 64세, 여성 62세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람 이매뉴얼은 "75세가 넘으면 공직을 맡아서는 안 된다"며 "의원들도 그 나이가 되면 워싱턴DC를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100세를 넘겨서까지 상원의원직을 지킨 선례도 있다. 공화당의 스트롬 서몬드 의원은 현직 신분으로 100세 생일을 맞은 뒤 이듬해인 2003년 별세했다. 웨스트버지니아주 민주당 소속이던 로버트 버드 의원은 51년간 상원을 지키다 92세로 눈을 감았다.
고령화 논란은 대통령도 비껴가지 못한다. 퇴임 당시 82세였던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인지력 논란에 시달리다 결국 재선에 실패해 '단임 대통령'으로 물러났다. 대선 경쟁 과정에서 그를 몰아세운 트럼프 대통령 역시 취임 시점 기준으로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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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그레이엄 의원을 기려 18일 저녁까지 조기를 게양하라고 지시했다. 통상보다 긴 기간을 둬 예우를 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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