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소멸시효, 진료일 기준으로 계산
권익위 "환수결정일 기준으로 바꿔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요양급여비용 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을 의료기관에 불리하게 적용해 진료비 지급을 거부한 행위는 부당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자동차보험 처리 과정에서 환수된 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 중 일부를 다시 건강보험으로 청구한 사건에 대해 심평원이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지급을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며 제도개선 의견을 표명했다고 13일 밝혔다.
병원을 운영하는 A씨는 2021년 10월 환자를 치료하고 건강보험으로 진료비 약 2100만원을 지급받았다. 이후 환자가 자동차보험으로 처리하고 싶다고 요청하자 A씨는 기존에 받은 건강보험 비용을 반환하고 자동차보험 회사에 진료비를 다시 청구했다.
그러나 자동차보험 회사 측은 이의를 제기했다. 자동차보험진료수가분쟁심의회는 청구액 중 약 800만원에 대해 자동차보험 진료비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결정을 내렸다. A씨는 800만원을 건강보험으로 받아내기 위해 2024년 10월 심평원을 찾았지만 심평원은 지급을 거부했다. 법적으로 진료비를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인 3년이 지났다는 이유였다. 심평원은 A씨가 중간에 건강보험을 취소하고 자동차보험으로 바꾼 순간부터 기존 청구는 무효가 됐다고 주장했다.
권익위는 심평원의 조치가 의료기관에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판단했다. A씨가 최초 청구를 통해 이미 시효를 중단시켰고 이후 정산 행정절차를 성실히 이행했음에도 단지 환수 요청을 했다는 이유로 시효중단 효력 자체를 소멸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건강보험과 자동차보험 간 교차 정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효 기산점에 대해서도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소멸시효는 진료일이 아니라 자동차보험에서 거절당해 건강보험으로 다시 청구할 수 있게 된 환수결정일로부터 3년을 세는 것이 맞다는 판단이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A씨의 청구는 환수결정일로부터 3년 내에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이 된다. 권익위는 심평원에 A씨의 건보 비용을 재심사하고 향후 환수결정일을 기산점으로 삼는 업무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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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성심 권익위 고충처리국장은 "요양기관이 환자의 편의를 위해 관련 행정절차를 성실하게 이행했음에도 불이익을 받는 것은 가혹하다"며 "이번 제도개선을 통해 행정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국민의 권익이 더욱 두텁게 보호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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