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헬싱, 비밀 공장서 우크라 드론 양산
2024년 말부터 생산…대당 3000만원
"임무 성공 수행"…무인 전투기도 개발
간판도 없는 독일 남부의 한 공장에서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되는 공격용 드론이 은밀하게 생산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연합뉴스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를 인용해 "독일 방위산업 스타트업 헬싱이 남부의 비밀 시설에서 우크라이나에 공급할 드론을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헬싱은 지난 2021년 독일 뮌헨에서 설립된 5년 차 방산 스타트업으로, 다니엘 에크 스포티파이 공동창업자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드론 생산시설은 독일 남부의 한적한 교외 산업단지에 자리 잡고 있다. 같은 단지에 입주한 다른 업체들조차 이곳에서 전투용 드론이 조립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할 만큼 보안이 철통같은 것으로 전해졌다. 100여명의 직원은 신원 확인을 거쳐 비밀유지계약을 맺었으며, 상당수는 감원 위기에 놓인 독일 자동차 공장 출신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장 어디에도 '헬싱'이라는 사명은 붙어 있지 않다. 이곳에서 만든 드론 수천 대가 이미 우크라이나군에 투입돼 러시아군을 상대로 쓰이고 있는 만큼, 시설 자체가 사보타주나 공격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공장은 위협이 감지되면 하루 만에 제조 설비를 해체해 다른 장소로 옮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헬싱은 지난 2024년 말부터 우크라이나에 수천 대의 드론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전 임무에서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는 드론 소프트웨어를 개선하는 데 활용된다. 헬싱 공동 최고경영자(CEO) 군트베르트 슈어프는 NYT에 "우크라이나에 투입된 자사 드론의 임무 가운데 약 70%가 성공적으로 수행됐다"고 주장했다.
주력 제품은 공격용 드론 'HX-2'다. HX-2는 무게 12㎏의 자폭형 드론으로, 최대 사거리는 약 100㎞다. 대당 가격은 약 1만 7500유로(약 3000만원)로 책정됐다. 인공지능(AI)을 탑재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차단되거나 러시아군의 전자전 방해가 심한 환경에서도 목표물을 찾아 타격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헬싱은 드론에 이어 무인 전투기 'CA-1 유로파'도 개발하고 있는데, 오는 2027년 첫 비행을 거쳐 2029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한다. NYT는 "일반 전투기 한 대 값의 일부만으로 CA-1 유로파를 수백 대 생산할 수 있다"며 "군사비 지출의 근본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각국이 국방 예산을 대폭 늘리면서 방산 스타트업으로 투자가 몰리고 있다. 특히 독일은 2차 세계대전 패전국으로 군비 증강을 자제해왔으나, 올해 3월 헌법을 고쳐 국방비에 걸려 있던 부채 한도 규제를 사실상 풀었다. 이를 토대로 독일 연방의회는 2026년 국방예산을 전년보다 약 32% 늘어난 827억유로(약 141조원)로 확정했으며, 별도 특별기금을 더한 총 국방지출은 1082억유로(약 185조원)에 이른다. 독일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비중을 오는 2029년까지 3.5%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나토(NATO) 기준을 앞당겨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냄새난다고 하더니…"한국인들 매일 먹는 이유 있...
이런 흐름 속에 헬싱도 투자자들의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투자사 '드라고니어'와 '라이트스피드'가 주도한 자금조달 라운드에서 헬싱이 180억달러(약 27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