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주담대 한도 절반 축소
주말 지나며 매매시장 여파
타은행들 연쇄 축소 가능성
잔금 납부 앞둔 매수자
계약금 날릴까 전전긍긍

결혼 2년 차 직장인 장모(38)씨는 오는 11월 서울 도봉구 아파트 잔금 납부를 앞두고 자금 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전세금에 주택담보대출 5억원을 보태 내 집을 마련하려던 계획이 은행의 대출 한도 축소 통보로 어그러졌다. 장씨는 "기습적으로 한도를 반토막 내버리니 하루하루가 피 말린다"며 "대출모집인 여러 곳에 수소문해 봤지만 상담사를 통한 타행 접수 채널도 줄줄이 막히고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잔금일이 임박한 매수자들은 은행 순례로 내몰렸다. 오는 9월 아파트 잔금을 앞둔 이모(36)씨는 "계약금을 허공에 날릴까 봐 눈앞이 캄캄하다"며 "다른 은행으로 대출 축소가 번지기 전에 연차를 내고 은행을 돌아야 할 판"이라고 했다. 이씨는 "간신히 내 집 마련 사다리에 올라탔는데 걷어차인 기분"이라고 했다.

KB국민은행 주담대 3억 '반토막'…타행 확산 조짐

KB국민은행이 지난 10일부터 별도 안내 시까지 수도권과 규제 지역의 주택구입자금 대출 최대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했다. 규제 지역 외 지역의 주택구입자금 대출에도 최대 3억원 한도가 적용된다. 사진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의 한 KB국민은행 내 대출 관련 안내문 모습. 연합뉴스

KB국민은행이 지난 10일부터 별도 안내 시까지 수도권과 규제 지역의 주택구입자금 대출 최대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했다. 규제 지역 외 지역의 주택구입자금 대출에도 최대 3억원 한도가 적용된다. 사진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의 한 KB국민은행 내 대출 관련 안내문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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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을 지나면서 시중은행의 주담대 한도 축소 여파가 아파트 매매 시장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대출 창구가 좁아지면서 3040세대 무주택자와 신혼부부 등 자본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의 주택 매수 진입 장벽이 급격히 높아졌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 10일 접수분부터 주택구입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를 전국 최대 3억원으로 낮췄다. 수도권·규제지역 15억원 이하 주택은 기존 6억원에서 절반으로 줄었다. 비수도권 비규제지역에는 3억원 한도가 새로 생겼다. 정부가 지난해 6·27 대책으로 수도권·규제지역 주담대 상한을 6억원으로 제한한 이후 은행이 자체적으로 한도를 반토막 낸 것은 처음이다. 연간 가계대출 관리 목표를 맞추기 위한 조치다.

다른 시중은행 역시 대출 총량에 여유가 없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이미 올해 금융 당국에 제출한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의 약 80%를 소진했다. 특정 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다른 은행들 역시 연쇄적으로 대출 문턱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대출 의존도 높은 동네 타격

현금 부자만 집 사라?…주담대 3억원 싹둑에 3040 무주택자 벼랑 끝[부동산AtoZ] 원본보기 아이콘

대출 축소 직격탄은 15억원 이하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외곽 지역이 맞았다.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비강남권이다. 도봉구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정말 미칠 노릇"이라고 했다. 그는 "이 지역 주택 매수자의 60~70%는 대출을 받아 집을 산다"며 "전세 살다 대출받아 집을 마련하던 사람들 발을 다 묶어놨다"고 했다.


금천구 현대아파트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전세 물건은 씨가 말랐고 월세는 치솟는데 대출까지 막으면 서민들은 길바닥에 나앉으라는 얘기"라며 "KB국민은행이 정부 기조에 맞춰 한도를 낮춘 것으로 보이는데, 다른 은행도 뒤따라갈 것 같다"고 했다.


매수 문의는 뚝 끊겼다. 중랑구 리버센SK뷰롯데캐슬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현장 분위기는 한마디로 죽을 맛"이라고 했다. 그는 "안 그래도 힘든데 왜 더 조이는지, 없는 사람 다 죽으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어떻게든 6억원이라도 받아서 집 좀 사볼까 했던 사람들은 이제 아예 아무것도 못 할 상황이 돼버렸다"고 했다.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 인근 중개업소 대표 역시 "결국 현금 부자들만 집을 사라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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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자기자본이 부족한 실수요자부터 매수 시장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가계대출 총량관리와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에 맞춰 금융권이 먼저 일부 대출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로 갈수록 일부 금융사에서 대출 제한이 더 생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당장 중소형 주택 거래절벽으로 번지지는 않겠지만 주택을 살 때 자기자본 비중이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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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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