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본입찰·우협 선정 예정
산업은행이 다음 달 KDB생명 매각 본입찰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예금보험공사가 예별손해보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등 장기간 표류했던 보험사 매각 작업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산은이 7번째 도전 끝에 KDB생명의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산은의 KDB생명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한 인수 후보자들은 현재 실사와 경영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다음 달 본입찰을 실시한 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라며 "추가 자본 확충 등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며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실시한 예비입찰에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흥국생명, 한국투자금융 등 5곳이 참여했다. 당초 시장 예상보다 많은 후보자가 몰리면서 거래 성사 기대를 키웠다. 삼성생명은 임원급을 포함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렸고, 한국투자금융도 연내 보험사 인수를 목표로 주요 매물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은 산은의 7번째 KDB생명 매각 시도다. 산은은 2010년 금호그룹으로부터 금호생명(현 KDB생명)을 인수한 뒤 2014년부터 6차례 매각을 추진했지만, 재무 건전성 부담과 가격 눈높이 차이 등으로 번번이 무산됐다.
이번에는 매각 여건이 이전과는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은은 지난해 KDB생명에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재무구조를 개선했고, 회사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났다. 보험사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도 규제를 유예하는 경과조치 적용 전 74.54%에서 적용 후 186.1%로 높아져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130%)을 웃돌았다. 여기에 산은은 인수자가 원할 경우 추가 자본 확충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인수자의 자본 부담을 덜어 거래 성사 가능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시장에서는 산은이 5000억원 안팎의 추가 자본 보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매각가에 대한 눈높이도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산은은 과거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1조원 이상의 가격을 기대했지만, 최근에는 거래 성사에 한층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서 평가하는 KDB생명의 적정 가치는 5000억~6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고금리와 새 보험회계기준(IFRS17), 킥스 등 자본규제로 인수 이후에도 지속적인 자금 투입이 필요한 만큼 보험사 매물의 몸값이 전반적으로 낮아진 영향이다. 이에 따라 산은과 원매자 간 가격 눈높이 차이도 이전보다 좁혀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생명보험사 매물 자체가 드물다는 점도 원매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이유로 꼽힌다. 그동안 손해보험사 매물은 비교적 꾸준히 시장에 나왔지만 생보사는 희소성이 높은 데다, 장기 보장성 상품과 자산관리 사업을 기반으로 금융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수 있어 전략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예비입찰은 투자 여부를 검토하는 절차인 만큼 실제 본입찰에서 얼마나 많은 후보자가 참여할지가 최종 거래 성사의 관건이다. 매각가와 인수 이후 추가 자본 확충 부담은 여전히 변수로 꼽힌다.
예별손보에 이어 KDB생명과 롯데손해보험 매각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면서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예보는 지난 10일 예별손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OK금융그룹 계열사인 오케이넥스트를 선정했고, 롯데손보도 금융당국의 경영개선계획 조건부 승인 이후 매각 절차를 본격화했다. 현재 신한금융과 한국투자금융이 롯데손보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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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사들이 호실적을 바탕으로 자본 여력을 키우면서 보험사 M&A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며 "인수가와 추가 자본 확충 부담은 변수지만, 이전보다 인수 여건이 개선된 만큼 이번에는 KDB생명 매각 성사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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