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경고대로 감축 우려 고조…교육감협의회 강력 '반발'
교육청 적립금 85% 급감…920억 통합 비용까지 '독박'
농어촌 학교 희생양 우려…"교육 예산 아끼면 대가 클 것"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의 핵심 동력이었던 정부의 '파격적인 재정 지원' 약속이 불과 수개월 만에 '대규모 예산 삭감'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최근 정부 일각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내국세 연동률 20.79%) 축소 및 개편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예산 삭감에 대한 현장의 우려가 최고조에 달하자, 지역 교육계는 그야말로 벼랑 끝에 섰다.

이에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가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라며 강력 반발, 정부와의 전면전을 선언하고 나서면서 통합특별시 교육 생태계 전반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지난 10일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안을 강력히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교육감협의회 제공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지난 10일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안을 강력히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교육감협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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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경제 논리 아닌 헌법적 가치…학령인구 감소 논리 정면 반박


지난 10일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세종시 사무국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안을 강력히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협의회가 가장 먼저 지적한 것은 '헌법적 가치'의 훼손이다. 교육재정은 단순한 경제적 효율성의 대상이 아니라, 헌법 제31조에 담긴 '교육의 자주성'을 지키기 위한 핵심 기반이라는 지적이다. 교부금 산정 방식이 재정당국의 입맛대로 좌우될 경우, 국가의 미래인 교육이 경제 상황이라는 변수에 종속되는 치명적 결과를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정부가 내세운 '학령인구 감소'라는 삭감 명분 역시 구체적인 데이터로 조목조목 반박했다. 협의회는 "병력이 감소한다고 국방비를 단순히 줄일 수 없듯, 학령인구 감소를 교육재정 축소의 직접적 근거로 삼는 것은 단순한 산술적 오류"라고 일갈했다.


실제로 교직원 인건비, 학교 운영비, 시설 안전·관리비 등 교육 예산의 상당수는 학생 수가 아니라 '학교 및 학급 단위'로 발생하는 고정비용이다. 협의회는 "재정당국의 '교육청 곳간이 넘친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며 "시도교육청 적립기금은 최근 4년 만에 21조4,000억원에서 3조원으로 85.9% 급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장 부채를 발행해야 할 시도교육청이 한두 곳이 아니다"라며 "유보통합, 고등·평생교육 지원 등 국가 시책 추진으로 현장이 감당해야 할 예산 수요는 오히려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호소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50년 넘게 대한민국 공교육을 지탱해 온 교부금 제도가 중대한 전환점에 놓였다"며 "정부와 충분히 대화하겠지만, 아이들의 배움과 성장에 필요한 교육재정만큼은 결코 흔들려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본지가 경고한 '3개월의 시그널'…920억 통합 비용까지 '독박'


이번 교육감협의회의 절박한 성명은 본지가 지난 3월부터 현장에서 추적하고 지속적으로 경고해 온 위기 징후가 정확히 맞아떨어진 결과다.


앞서 본지는 지난 3월, 특별법 제61조(지방세율 특례)가 지방교육세와 연동될 경우 교육 전입금이 수천억 원 감소할 수 있음을 최초로 지적했다. 이어 4월에는 920억원에 달하는 통합 실무 비용에 대한 국비 지원이 반영되지 않아 지역 교육청이 짐을 온전히 떠안게 될 구조적 모순을 고발했다.


부족한 통합 실무 비용 920억원을 교육청이 자체 충당해야 하는 극한의 상황에서 정부 교부금마저 깎인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으로 향한다. 특히 재정 자립도가 열악한 전남 군 단위 농어촌 학교들이 예산 삭감의 최우선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는 광주 도심과 전남 농어촌 간의 교육 격차를 해소해 '청년 정주 기반'을 만들겠다던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핵심 출범 명분을 스스로 걷어차는 셈이다.


예산 칼질에 대한 불안감은 당장 교실 속 아이들에게 직격탄이 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교부금 축소가 현실화할 경우 쾌적하고 안전한 교육 환경 조성 지연과 AI 시대 디지털 교육 접근성 악화 및 도농 격차 심화, 대입수험생들의 맞춤형 학사 행정 차질 등 부작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협의회는 "교육에 쓰는 돈을 아끼는 나라는 결국 더 비싼 값을 치르게 된다"고 엄중히 경고하며, 정부에 ▲내국세 연동률(20.79%) 현행 유지 ▲시도교육청과의 실질적 협의 절차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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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초기 '전폭적 지원'을 호언장담하며 지역민에게 기대감을 심어줬던 정부. 이제는 교부금 축소 우려로 벼랑 끝에 선 교육계의 일치된 호소와 묵직한 경고에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아야 할 때다.


호남취재본부 이준경 기자 lejkg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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