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우먼톡]공대와 명문대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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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오히려 공대 취업이 비상이에요." 대학에서 취업지원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지인에게 들은 얘기다. '좁은 취업문'을 각오하고 들어온 문과생은 저학년 때부터 취업을 준비하고 눈도 낮아져서 어디든 들어가지만 학교와 학점만 믿은 공대생들은 예전보다 힘들어진 취업 현실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얘기였다.


통계를 보니 상위 15개 대학 공학계열의 취업률은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 2023년 73.7%, 2024년 70.9%였고 인공지능(AI)의 영향을 받기 시작한 작년과 올해는 IT와 소프트웨어의 부진으로 수치가 더 낮아질 전망이다.

공대생마저 취업이 만만치 않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로는 너무 뻔한 답이지만, 기업들의 수시채용 경향이 '쌩신입'의 문턱을 높였기 때문이다. 수시채용은 어떤 직무에 결원이 생겼거나 새로운 사업부를 만들었을 때 등 특정 수요에 딱 맞는 인원을 뽑고자 하는 전형이다. 당연히 해당 직무 경험이 있는 중고신입이나 경력자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둘째로는 최근 몇 년 사이에 급격히 진행된 산업계의 재편이다. 중국과 경쟁이 심한 석유화학과 배터리 업계, 성장이 정체된 정보통신과 건설업계, 글로벌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에 주무대를 뺏긴 IT 업계가 채용을 대폭 줄이고 있는데, 이와 관련된 학과 졸업생은 이전의 수요에 맞춰 배출되고 있으니 일자리 미스매치가 벌어지고 있는 것.

셋째로는 유일하게 채용이 늘고 있는 반도체 업종으로 쏠림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계나 화학 등 기타 전공자들도 반도체 업종으로 진출하기 위해 각종 실습 학원, 기업체 부트캠프 등으로 직무 경험을 쌓아 도전하는 추세이니 경쟁률이 극악일 수밖에. 마치 주식시장에 생긴 반도체 쏠림과도 유사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제 공대생도 학과 공부에만 충실해서는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 '이공계는 학점, 인문계는 경험'이라는 취업 공식이 완전히 무너진 것. 공대생도 문과생들처럼 저학년 때 진로를 좁히고 기업이 원하는 직무 지식과 경험을 뾰족하게 쌓아야 한다.


공대뿐 아니라 명문대도 고유의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있다. 되레 명문대 문과생은 이름값이 불리한 경우가 종종 있다.


"요즘 채용 공고를 내면 취업난을 실감할 정도로 명문대 출신들이 늘었어요. 하지만 얼마 못 가 퇴사하는 경우가 많아 고민이 됩니다." 한 강소기업 인사담당자의 말이다. 기업은 오래 함께할 사람을 뽑는 것이 당장 우수해 보이는 사람을 뽑는 것보다 중요한데 경험상 명문대 출신이 오래 버티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대기업이 이들에게 관대한 것도 아니다. 2025년 하이닉스 신입사원 627명 중에 문과는 4명이었다는 얘기를 쓴 적이 있다. 제조업 기반의 우리나라 대기업에 문과 출신이 설 자리는 지극히 적다. 결국 중견이나 강소기업에 도전해야 하는데 되레 학벌이 마이너스 프리미엄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명문대 출신이 중견과 강소기업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추가 전략이 필요하다. '오래 다니겠다'는 믿음을 줘야 하고, 그 믿음을 증명하기 위해 "왜 우리 회사에 지원했나요"라는 질문에 간절함을 갖고 오랫동안 준비해왔음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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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은 취업의 뼈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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