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조선 기술 바탕 수소에너지 사업 본격화
저압·상온서 고체수소 저장…40㎏급 실증 완료
수소선박·HESS·모빌리티 등 사업 확장 계획
"고체수소는 열관리 여부에 따라 저장용량이 2배 가까이 차이 나는데, 관련된 열관리 기술은 저희만이 갖고 있습니다."
조선·해양플랜트 기자재 전문기업 '성원기업'의 방일호 연구소장은 지난 9일 성원기업 부산공장에서 열린 이노비즈협회 주관 기자간담회에서 자사의 고체수소 저장 기술 경쟁력을 이같이 설명했다. 수소저장합금이 수소를 흡수하거나 방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제어하느냐가 저장 성능을 판가름하므로 정밀한 열관리 기술이 필수란 의미다.
이 같은 기술은 성원기업이 조선·해양플랜트 기자재 분야에서 쌓아온 제조 역량을 수소 저장 분야로 확장한 결과다. 1992년 설립된 성원기업은 지난 34년간 선박 의장품과 밸브 및 배관 자재, 압력용기 등을 생산하며 성장해왔다. 현재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HD현대중공업 등 국내 주요 조선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은 500억원이다.
본업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이어오던 성원기업은 2021년 수소에너지 산업에 진출하고 고체수소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했다. 당시 탄소중립이 글로벌 의제로 떠오르고 정부 역시 관련 정책을 본격 추진하자, 수소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핵심 소재와 장비 기술에 투자를 시작한 것이다. 2006년 설립한 기업부설연구소를 중심으로 수소저장합금과 열관리 시스템 전문 인력을 확충했다. 다수의 특허와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는 한편, 정부출연연구기관 및 학계와 공동 연구·개발(R&D)을 진행하며 기술 고도화와 상용화를 추진해왔다.
조선 기자재 제작 역량, 고체수소 기술로 확장
성원기업의 핵심 경쟁력은 수소저장합금을 활용한 '저압·대용량 고체수소 저장 기술'이다. 기존에는 기체수소를 대기압의 350배(350bar) 이상의 고압으로 압축하거나 영하 253도의 극저온에서 액화해 저장하는 방식이 주로 활용됐다.
이와 달리 성원기업의 기술은 10bar 이하의 저압·상온 환경에서 수소를 고밀도로 장기간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다. 고압 설비에 비해 폭발 위험을 낮출 수 있어 도심이나 발전소처럼 안전성이 중요한 환경에 적용하기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방 소장은 "고체수소는 액화수소와 달리 기화나 누출에 따른 가스 손실이 없다"며 "2~3년간 그대로 둬도 저장량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성원기업은 미국기계학회(ASME)가 부여한 U·S·PP Stamp(스탬프)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 'U 스탬프'는 압력용기 제작, 'S 스탬프'는 발전용 보일러 제작, 'PP 스탬프'는 압력배관 제작·조립 인증 자격을 의미한다. 이처럼 압력용기와 배관·용접 분야에서 축적한 설계·제작 역량은 수소저장합금 기술과 함께 대용량 저장 설비를 구현하는 기반이 됐다.
성원기업은 자체 연구 역량과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으로부터 이전받은 기술을 바탕으로 10㎏급 고체수소 저장시스템을 개발한 데 이어 40㎏급 대용량 시스템 실증도 마쳤다. 한국가스안전공사(KGS)의 가스용품 제품검사를 통과해 산업 현장 적용을 위한 안전성 검증도 완료했다. 한국동서발전 동해 그린수소 실증단지에는 10㎏급 시스템을 설치해 운전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향후 저장 용량은 2027년 50㎏급, 2028년 100㎏급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100㎏급 실증을 마친 뒤에는 투자와 마케팅을 본격화해 시장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40㎏급 실증…수소선박·HESS 등으로 확대
성원기업은 고체수소 기술의 범용성과 확장성을 미래 경쟁력으로 꼽고 있다. 특정 산업군에 국한되지 않고 고체수소의 저장과 방출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해 다양한 산업에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중장기적으로는 수소 추진 선박을 비롯해 해상풍력 연계형 수소 에너지저장장치(HESS), 산업용 수소 저장·운송 시스템, 수소 모빌리티 분야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아울러 북유럽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네트워크와 수출 기반을 확대해 조선 기자재 전문기업을 넘어 친환경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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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태 대표는 "에너지 전환이라는 대전환기에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전문 중소기업으로서 국가 수소 생태계 구축에 실질적인 기여를 이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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