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전후 위생 철저, 예방 수칙 포함돼야"

영국에서 성관계를 통해 옮는 세균성 이질 환자가 빠르게 퍼져 보건 당국이 긴급 대응에 나섰다.


이질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이질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AD
원본보기 아이콘

9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은 현지에서 성행위를 매개로 세균성 이질이 확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통 이질은 시겔라균에 오염된 음식을 먹거나 환자 대변이 묻은 물건을 만졌을 때 걸린다. 하지만 최근 남성 동성애자와 양성애자 사이의 항문성교 과정에서 대변 물질 접촉으로 시겔라균에 감염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질에 걸리면 ▲심한 복통 ▲피가 섞인 설사 ▲고열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질은 일주일 이상 앓아누울 정도로 고통스러운 것으로 알려졌으며, 환자 3명 가운데 1명은 닷새 정도 병원에 입원해야 할 만큼 심각한 병이다.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면 탈수나 장 천공, 영양실조 등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해마다 20만명 이상이 이 병으로 사망한다.


특히 영국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린 이유는 이 균을 없애는 데 쓰이는 항생제의 효과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균이 '항생제 내성'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이 국제 학술지 '란셋 감염병 저널'에 발표한 논문 내용을 보면 성접촉으로 퍼지는 이질은 다른 경로로 옮는 경우보다 더 빠르게 전파되며, 항생제 내성도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병성 이질 환자 10명 가운데 7명은 이질 치료에 쓰이는 주요 항생제인 시프로플록사신, 아지트로마이신 등에서 최소 한 가지 이상 내성을 보였다. 비 성적 전파 변종(40%)이나 해외여행 관련 변종(49%)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케이트 베이커 케임브리지대 유전학과 교수는 "이제는 약으로 치료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했다"며 "손 씻기나 음식 위생 관리에만 신경 쓰는 기존 방식으로는 성행위로 퍼지는 이질을 막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케임브리지 연구진은 성접촉 이질을 기존 이질과 구분된 별도의 공중보건 위협으로 간주해 다른 감시·예방·치료 전략을 적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AD

하미시 모하메드 영국 보건안전청(UKHSA) 박사는 "성관계 전후로 위생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며 증상이 있다면 즉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증상을 단순 식중독 등으로 넘기지 말고 최근 성접촉 때문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이질 진단을 받았다면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를 비롯한 다른 성병에도 함께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종합적인 성 건강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