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최고지도자 오른 뒤 모습 드러내지 않아
비공개 장례서 모자·마스크 착용한 남성 등장
행방에 추측 난무…"통제력 확립 어려울 듯"

이란 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장례식에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남성의 모습이 포착돼 이 남성이 이란의 새 최고 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변장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지난 2월28일 미국과 이스라일의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장례식에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남성의 모습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란 국영방송 캡처

지난 2월28일 미국과 이스라일의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장례식에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남성의 모습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란 국영방송 캡처

AD
원본보기 아이콘

10일(현지시간) 미 CNN 등은 아야톨라의 가족과 측근들만 참석한 비공개 장례 의식에서 검은 야구모자와 마스크로 얼굴 대부분을 가린 남성이 핵심 참석자들 사이에 선 모습이 국영방송 화면에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현지에선 이 남성을 두고 모즈타바가 아니냐는 추측이 확산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이 남성의 체격과 안경 등 차림새를 모즈타바와 비교하는 게시물이 공유됐다. 하지만 이후 이란의 성직자인 레자 무사비 바에즈가 SNS를 통해 영상 속 인물이 자신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전문가인 모센 밀라니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전쟁 과정에서 이란의 정보 실패가 심각했던 점을 고려하면 모즈타바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암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가 최고지도자의 장례식이라는 상징적인 행사에 모즈타바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오히려 각종 추측을 키우고 있다고 CNN은 이야기했다.

모즈타바는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부친 아야톨라가 사망한 뒤 최고 지도자에 올랐으나 4개월 동안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란 최고지도자는 군 통수권과 외교·안보 분야의 최종 결정권자다. 그러나 모즈타바는 전쟁이 이어지는데도 서면 성명 외에는 육성 연설 등 공개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신변을 숨기는 기간이 길어지자 일각에서는 모즈타바가 미국의 공습 과정에서 크게 다쳤다, 사망했다는 등의 이야기가 퍼졌다.


알리 안사리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대 이란 전문가는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최고지도자는 국민이 실제로 어떤 판단을 하고 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이 때문에 각종 추측과 음모론이 확산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의 친정부 성향 인사들은 모즈타바가 신분을 감춘 채 조문객들과 함께 부친을 추모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들도 모즈타바가 장례식에 참석했다는 객관적인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AD

전문가들은 모즈타바가 이처럼 장기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경우 최고지도자로서 권위를 확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알리 알포네 중동 싱크탱크 아랍걸프국가연구소 연구원은 "최고지도자로서 조직과 권한은 물려받았지만, 부친처럼 권위와 통제력을 확립하는 데는 최소 4~8년이 걸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