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실 폐지·본청 감축안…소통 없는 '일방통행'
'보복성 좌천' 반발 속 4급 컨트롤타워 공백 우려
김신 신임 완도군수가 취임 직후 대규모 조직개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쇄신을 향한 기대와 행정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다.
군은 재정 위기 극복과 현장 중심 행정을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소통 부재'와 고위직 인사 배치 논란으로 인해 내부 진통을 겪고 있다.
3개 실 폐지 및 현장 중심 인력 재배치
완도군은 지난 3일 기획예산실, 인구일자리정책실, 관광실 등 3개 실을 폐지하는 내용의 '행정기구 설치 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어 10일에는 정원 조정안을 추가로 발표하며 본청 인력을 축소하고 일선 읍·면 단위를 강화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해당 조정안에 따르면 본청 정원은 기존 400명에서 382명으로 18명 감축된다. 반면 대민 업무의 최일선인 읍·면 정원은 228명에서 243명으로 15명 늘어나며, 직속기관 정원 역시 117명에서 120명으로 3명 증원될 예정이다.
김 군수는 지난 2일 취임식에서 "200억 원대 생활폐기물처리장 기금 소진과 700억 원대 신규 사업비 필요 등 재정이 위중한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조직개편은 전임 군정에서 이어진 재정 악화에 대응해, 행정 효율을 높이고 일선 현장의 대민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4급 실장 인사설 및 본청 컨트롤타워 공백 우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폐지되는 3개 실을 이끌던 4급 서기관들의 향후 거취다. 공직사회 내부에서는 이들이 기존 5급 사무관 직위였던 완도읍장, 노화읍장, 금일읍장 등으로 발령설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이를 두고 내부에서는 거센 반발 기류가 감지된다. 한 공무원은 "4급 국·실장을 5급 읍·면장 자리로 보내는 것은 누가 봐도 명백한 보복성 좌천 인사"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현행 지방공무원법상 직급을 낮추는 전보는 강임이나 징계에 해당해 명확한 사유와 징계위원회 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전임 군정의 정책 책임을 실무자에게만 일방적으로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3개 실이 모두 폐지되고 과(科) 단위로 단일화될 경우 본청 내에 4급 관리직이 사라지게 된다.
기초지자체 행정에서 부서 간 이견 조율과 예산 배분을 담당하는 4급 국·실장의 부재는 행정 시스템의 컨트롤타워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완도군 관계자는 "인사와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사전 설명회 없는 '깜깜이' 개편…"의견 수렴 강화 필요"
소통 부재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공직사회 내부에서는 "지난 3일 최초 입법예고 당시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사전 의견 수렴이나 최소한의 설명회조차 전혀 없었다"며 "일방적인 하향식 통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직개편안의 세부 내용이 짧은 기간 동안 여러 차례 수정된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당초 '전복수산산업과' 신설을 예고했다가 타 수산물 양식 어가들의 반발을 사자 불과 4일 만에 '수산식품산업과'로 부서명을 변경했다.
중대한 개편안을 두고 내부 구성원은 물론 지역 사회와의 사전 교감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 조례안 심의를 앞둔 완도군의회는 당장의 행정 공백을 막는 것이 우선이라는 현실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단체장의 고유 권한인 인사권에 의회가 직접적으로 개입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의회 한 관계자는 "의원들 사이에서도 논란은 있었지만, 4급 좌천성 인사 논란 등을 의회 차원에서 법적으로 제지할 방법은 마땅치 않다"며 "현재 조직개편과 맞물린 인사 지연으로 군정 업무가 사실상 마비된 상태인 만큼, 우선 개편안을 통과시켜 행정 시스템을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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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신임 군수의 강력한 개혁 의지와 재정 정상화 취지는 공감하지만, 절차적 투명성과 조직의 안정성 역시 매우 중요하다"며 "행정 서비스 저하를 막기 위해 앞으로의 개편 과정에서 군민 및 공직사회와의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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