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껌 씹는 부처님 티셔츠' 이게 맞아?…"무소유 아니라 무례" "왜이렇게 상업화 됐나"[K홀릭]
스마트폰 보는 부처 티셔츠 등 불교 굿즈 인기
서울국제불교박람회 25만명 방문…역대 최대
"젊은 세대에 불교 가치 전하는 게 목표"
한국 불교가 박람회와 로봇 등을 앞세워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는 이른바 '힙한 종교'로 변신하면서 외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불교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다양한 굿즈와 템플스테이 등 체험 프로그램이 Z세대와 외국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무소유'를 강조하는 불교의 근본적인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로봇·DJ 앞세워…힙한 트렌드로 인기 끄는 K불교"
최근 AFP통신은 '한국 불교가 Z세대를 공략하는 가운데, 얼마나 힙해져도 괜찮은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 불교의 변화상을 조명했다. 매체는 "빠르게 세속화되고 있는 한국에서 불교는 축제·패션·로봇·DJ 등을 앞세운 '힙'한 트렌드로 Z세대 사이에서 다시금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서울의 한 사찰 인근에는 불교 굿즈를 판매하는 상점도 들어섰다. 이곳에서는 스마트폰을 보는 부처 티셔츠와 불상 모형, 염주 팔찌 등을 판매한다. 또 풍선껌을 부는 부처가 그려진 엽서 등 불교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상품들도 눈길을 끈다. 해당 엽서에는 "불어라. 터뜨려라. 잊어버려라(Blow it. Pop it. Forget it.)"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불교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시도는 젊은층의 관심으로까지 이어졌다. 지난 4월 열린 '2026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는 역대 최대인 25만명이 방문했다. 이는 올해로 14회째를 맞은 박람회 역사상 가장 많은 관람객 수로, 지난해보다 약 5만명 늘어난 규모다. 방문객의 73%는 20~30대 MZ세대였고, 무종교인은 48%를 차지했다. 박람회에서는 스님과의 대화는 물론 힙합과 DJ 공연을 결합한 '반야심경 공(空)파티'도 열려 젊은층의 관심을 끌었다.
이 가운데 불교를 직접 체험하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 매년 수만 명의 내·외국인이 템플스테이에 참여해 사찰 음식을 먹고, 사찰 일을 돕고, 명상을 체험하는 등 불교를 문화 콘텐츠로 경험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일각선 불교 본질 훼손 우려도…외국인도 반응도 제각각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지난 5월 16일 서울 종로구 흥인지문에서 조계사까지 진행된 2026 연등행렬에 로봇스님인 가비, 석가, 모희, 니사 스님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다만 일각에서는 '무소유'의 가치를 강조하는 불교의 본질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또 불교의 현대화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인공지능(AI) 인간형 로봇 스님 '가비'의 수계식을 두고 종교의 신성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 역시 지난달 "AI에 수계식을 하거나 가사를 입히는 것은 AI 시대를 깊이 통찰하지 못한 결과"라며 "교단이 과도한 퍼포먼스 중심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K불교에 대한 외국인들의 반응도 다양하다. 캐나다 관광객 테자 마나보툴라(34)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상업화돼 있다"고 말했다. 독일 관광객 마빈 장(19)은 불교에 대한 호기심이 한국을 찾은 이유 중 하나였지만, 젊은층을 겨냥한 마케팅 방식을 보며 "일부 사람들에게는 무례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대한불교조계종은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조계종 대변인 묘장스님은 AFP에 "젊은 세대가 종교와 소통하는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들의 현재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소통하려고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로봇을 불교의 가르침을 전달하는 도구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어디까지가 허용되는 경계인지에 대한 보다 명확한 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불교의 가치를 대중, 특히 평소 사찰을 잘 찾지 않는 젊은 세대에게 전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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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소머스 동국대 불교학과 교수는 종교는 언제나 시대 변화에 맞춰 적응해 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불교의 핵심 가르침만 유지된다면 '힙한 불교' 역시 시대에 적응한 형태의 불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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