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혈관질환 위험을 조기에 감지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됐다. 주거환경에서 수집된 일상생활 데이터를 활용해 작은 변화만으로도 증상을 식별, 뇌혈관질환 진단 시점이 가까워지는 '임박 위험'을 평가하는 게 핵심이다.
KAIST는 건설 및 환경공학과 임리사 교수 연구팀이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정조운 교수,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조경희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이 같은 기능의 AI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는 ㈜리본케어가 수집한 고령자 1224명의 라이프로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행됐다. 2주 단위로 구성한 1만3362개의 생활 데이터 표본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공동연구팀은 질환 발생 후 병원을 찾아 치료하는 기존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일상에서 위험 신호를 조기에 포착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병원 검사로 확인하기 어려운 생활 패턴의 변화가 뇌혈관질환의 초기 위험 신호를 포착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공동연구팀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생활 패턴 변화를 통해 뇌혈관질환 진단이 가까워진 상태를 평가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진단 전 4주 이내의 생활 데이터를 '진단 임박 구간', 진단 12주 이전의 데이터를 '비임박 구간'으로 나눠 분석했을 때 AI는 두 개 구간을 96.53%의 높은 정확도로 구분했다. 이는 병원을 찾기 전 일상에서 관찰된 작은 변화로도 뇌혈관질환 위험이 커졌는지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다는 근거다.
예컨대 뇌혈관질환 진단 전 위험단계에 있는 고령자는 밤 10시~새벽 2시 사이에 움직임이 지속해 나타나는 등 수면을 준비해야 할 시간대의 생활 리듬이 불규칙한 경향을 보였다. 이는 뇌혈관질환 진단 전 위험 신호(잠드는 시간이 늦고, 낮과 밤의 활동 차이가 뚜렷하지 않은 생활 패턴)와도 밀접하게 관련된다.
또 뇌혈관질환 진단이 가까워질수록 오후 6시~밤 10시 사이에 활동량이 눈에 띄게 줄고, 움직이지 않는 시간이 길어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AI가 단순히 위험 여부만 판단하지 않고, 판단의 근거가 된 생활 패턴과 환경 요인을 동시에 제시하는 '설명 가능 AI(Explainable AI)'를 적용한 것도 이번 연구에서 눈여겨볼 지점이다.
공동연구팀은 개발한 기술이 고령자의 건강 상태를 객관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의료진과 돌봄 인력에게 신뢰할 수 있는 조기 경고 지표를 제공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내다본다.
단 이번 연구는 뇌혈관질환의 발생 시점을 예측하거나, 병원 진단을 대체하는 데 목적을 두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AI 프레임워크는 예방과 조기 진료를 지원하기 위한 보조 기술로, 실제 임상 적용을 위해선 대규모의 환자군 대상의 전향적 검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임 교수는 "연구는 고령자의 주거환경에서 수집한 생활 데이터로 뇌혈관질환을 진단하기 이전에 위험단계를 식별, 진단이 임박한 시기를 평가하는 AI 프레임워크 개발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병원에서 질환을 진단받기 전 일상 활동과 수면, 생활 리듬의 변화를 확인해 위험 신호를 조기 포착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연구 결과가 AI로 병원 진단을 대체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공동연구팀은 개발한 기술이 질환 발생 후 치료에 임하는 현 의료체계에서 예방과 조기 개입을 지원하는 의료체계로 전환되는 데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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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연구에는 KAIST 백정엽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국제학술지 'npj Digital Medicine(IF 15.1, JCR 상위 0.3%)'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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