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하이닉스도 똑같은 처지" 미국에 돈 쏟아부은 TSMC 한숨 쉬는 이유[대만칩통신]
2030년 기술 인력 최대 15.7만명 부족
TSMC·삼성 美 공장 구인난 우려 확산
처우 격차·낮은 업계 유입률 원인 지목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센 투자 압박과 파격적인 보조금 약속에 등 떠밀려 미국 공장 증설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베팅했지만, 정작 공장을 돌릴 '사람'이 없어 프로젝트 전체가 흔들릴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함께 현지 증설에 나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구인난 경고등이 켜졌다.
11일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가 인용한 글로벌 컨설팅 그룹 맥킨지의 보고서에 따르면 월 4만 장의 웨이퍼를 생산하는 표준 반도체 공장(팹)을 지을 때, 장비 비용을 제외한 순수 건설 비용은 미국이 대만보다 최소 2배 이상 비싸다. 또 대만이나 중국에서는 첫 삽을 뜨고 첫 상업 생산에 들어가기까지 12~16개월이면 충분하지만, 미국은 규제와 인력 부족으로 인해 두 배인 24개월이 소요된다.
맥킨지는 대만과 미국의 이러한 비용 격차 중 약 50%가 인건비에서 발생하며, 그 인건비 격차의 4분의 3은 미국의 높은 임금 수준에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대만의 24시간 교대 근무 공정 시스템을 미국에서 돌리는 것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문제는 현재 미국에서 이처럼 값비싼 인력조차 구하는 게 점점 하늘의 별 따기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내 반도체 분야 풀타임 기술 인력 공백은 2030년까지 최대 15만7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과거 주요 기관들이 예상했던 부족 규모인 10만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대만 매체는 "특히 부족한 인력 중 약 74%가 제조업 관련 직종에 집중되면서 조사 대상 기업의 4분의 3이 엔지니어 채용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TSMC의 미국 애리조나 공장 역시 숙련된 엔지니어 부족으로 인해 이미 여러 차례 건설 지연을 겪은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인력난이 가장 두드러질 것으로 꼽힌 지역은 텍사스,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뉴욕, 오하이오주다. 이들 모두 대규모 신규 반도체 팹 건설이 진행 중이거나 예정된 곳들이다. TSMC는 애리조나주에 최대 2650억달러(약 399조원)를 투입해 10여 개의 생산 및 패키징 시설을 짓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에 370억달러(약 56조원)를 쏟아붓고 있다. 이밖에 마이크론의 뉴욕 메모리 팹(1000억달러), 인텔의 오하이오 공장(280억달러), SK하이닉스의 인디애나주 첨단 패키징 공장(38억달러)도 구인난 사정권에 들었다.
대만 매체는 "이 같은 기술 인재 부족은 글로벌 반도체 대기업들의 대규모 미국 투자 계획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구리, 철강, 시멘트 등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건설 비용 증가도 기업들의 부담을 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력난의 핵심 원인으로는 미국 공학 계열 대학생들의 낮은 반도체 업계 진입률이 꼽힌다. 미 공학도 중 반도체 산업을 선택하는 비율은 약 3%에 불과하며, 대다수는 처우가 더 좋은 인공지능(AI) 등 소프트웨어 분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미 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칩스법)을 통해 2027년까지 반도체 인력 개발에 2억달러(약 3014억원)를 투자하겠다고 선언했으나 발길을 돌릴 수 있을지 미지수다.
맥킨지는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기업들의 자금 투입 효과는 물론, 연방 보조금 정책의 실효성도 반감될 수 있다"며 미국에 진출한 반도체 기업들이 전기세·인건비 등을 지속해서 상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장기적인 운영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모범 사례로 소개된 독일의 경우 자국에 유럽 생산 거점을 구축한 TSMC를 위해 공장 투자 규모의 절반가량인 50억유로(약 7조2000억원)를 쾌척하며, 웨이퍼 생산량 당 일정 비율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류중용·인후이중 기자 / 번역=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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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됐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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