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매체 "급여·대출만으론 평생 집 못 사"
'유리한 재테크' 1위 주식…부동산 제쳐
주식·채권 팔아 산 집 3.7조, 서울 65%

한국에서 치솟는 집값과 자산 격차로 인해 청년들이 주식 투자로 몰리고 있다는 일본 언론의 평가가 나왔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가장 유리한 재테크 방법'으로 주식이 31%를 기록해 부동산(23%)을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는 일본 보도가 나왔다. 게티이미지

"한국갤럽 조사에서 '가장 유리한 재테크 방법'으로 주식이 31%를 기록해 부동산(23%)을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는 일본 보도가 나왔다. 게티이미지

AD
원본보기 아이콘

10일 일본 시사 주간지 분슌(문예춘추) 온라인판에 따르면 이 매체는 집값 급등 속 한국 청년층의 주식 투자 열풍을 조명하며 한국 경제지 간부의 말을 인용해 "젊은 세대는 급여와 주택담보대출만으로는 평생 집을 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분슌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정치적 안정과 반도체 산업 호황을 배경으로 한국 증시가 급등하고 있다"며 "계엄 이후 한국을 떠났던 해외 투자자들이 돌아오고 있고,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반도체 수요 확대가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상승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두 회사 직원들의 성과급도 크게 늘었다"고 소개했다.


매체는 "한국갤럽 조사에서 '가장 유리한 재테크 방법'으로 주식이 31%를 기록해 부동산(23%)을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며 "코로나19를 계기로 본격적인 주식 투자 붐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중개업소 앞에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중개업소 앞에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이러한 현상의 배경으로는 높은 집값을 꼽았다. 분슌은 한 서울 시민을 인용해 "아파트 가격이 너무 비싸 투자의 첫걸음조차 내딛기 어렵고, 이미 아파트를 가진 사람들도 규제로 추가 매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자산 격차도 열풍을 키우는 요인이다. 매체는 "'아빠 찬스', '금수저·흙수저'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사회적 격차가 벌어졌다"며 "중산층 이하 가정에서 자란 이들은 집도 살 수 없고 연애도 결혼도 할 수 없으며 아이도 가질 수 없는 현실에 놓여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주식은 인생을 크게 역전시키는 마법의 지팡이가 된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구입 30대, 자금 출처는 '주식'"

분슌은 최근 아파트를 사는 30대 중 자금 출처로 주식 투자 수익을 적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매체는 "대부분이 (출처를) 주식이라고 적고 있다. 급여와 대출에 더해 주식으로 번 돈으로 염원하던 아파트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1∼4월 주식·채권을 팔아 주택 매입에 쓰인 자금은 3조 7255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65.5%인 2조 4396억원이 서울 주택 매입에 투입됐고, 연령대별로는 30대가 1조 259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15억원 이상 고가 주택 매입에 활용된 주식·채권 매각대금 비중은 지난 2020∼2025년 3∼4%대에 머물렀으나, 올해 4월 13.2%까지 뛰며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역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아파트 단지 뒤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모습이 보인다.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역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아파트 단지 뒤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모습이 보인다.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대출 규제도 이런 이동을 부추겼다. 지난해 6·27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최대 6억 원으로 묶이면서, 비교적 현금화가 쉬운 주식을 팔아 부족한 자기 자금을 메우는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국토부 집계에서 서울 주택 매수 금액 중 주식·채권 매각대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코스피가 3000선이던 지난해 7월 3.47%에서 코스피가 4000을 돌파한 10월 4.91%로 높아졌다.

AD

분슌은 현재의 투자 열풍에 대한 우려도 짚었다. 매체는 "주식시장에서 오르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이라며 "반도체는 지금 슈퍼사이클에 들어가 있지만, 반드시 침체기가 올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도 집을 살 다른 수단이 마땅치 않은 한국의 청년들은 오늘도 주식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에 속내 들켰다" 韓청년들의 '주식 집착'…이유 있었다 원본보기 아이콘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