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지켜야 할 장치가 흉기로…美중고차 시장 덮친 '짝퉁 에어백'
충돌 순간 금속 파편을 뿜는 흉기로 돌변
온라인 플랫폼서 정품 10분의 1 가격 유통
사고 위험성에 중고차 구매자 불안 확산
사람을 안전을 지키는 장치인 에어백이 충돌 순간 금속 파편을 뿜는 흉기로 돌변해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발표를 인용해 'DTN60DB' 표기가 있는 전면 운전석 에어백 팽창기가 미국 내 13건의 사고에서 파열돼 지금까지 10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문제가 된 팽창기는 충돌 때 에어백을 부풀려야 하지만, 실제 사고에서는 본체가 폭발하듯 파열되며 금속 파편을 운전자 얼굴·목·가슴으로 날려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NHTSA는 지난 4월 이들 팽창기에 안전상 결함이 있다고 최종 판단하고 미국 내 수입·판매를 금지했다. 대상은 주로 2021~2022년 제조된 것으로 보이는 'DTN60DB' 표기 팽창기다. 해당 에어백 제조사 측은 중국 업체이나, 해당 업체 측은 이 제품을 미국 시장에 판매하지 않았고 문제가 된 제품은 자사 제품을 위조한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NHTSA는 그러나 이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제출되지 않았으며, 누가 만들었든 해당 표기 팽창기가 실제 사고에서 반복적으로 치명적 결함을 드러냈다고 결론내렸다.
피해 차량 대부분은 과거 사고로 에어백이 이미 터진 뒤, 정품 대신 값싼 교체용 부품이 장착된 중고차였다. WSJ은 이런 불량 에어백 모듈이 이베이와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정품 가격의 일부 수준에 유통됐다고 보도했다. 일부 판매·수입 경로는 장난감 배송물 속에 부품을 숨기는 방식까지 동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NHTSA는 중고차 구매자와 소유자에게 사고 이력, 에어백 전개 이력, 전손·도난 이력, 비공인 정비 이력을 확인하라고 권고한다. 에어백이 전개된 적 있는 차량이라면 제조사 딜러나 신뢰할 수 있는 정비소에서 전문 검사를 받아야 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SNS 갈무리
원본보기 아이콘한국인 유학생도 피해를 보았다. WSJ 보도를 보면, 비행학교 진학을 위해 미국에 머물던 강의석 씨는 2023년 10월 텍사스에서 쉐보레 말리부를 몰다 사고를 당했다. 당시 운전석 에어백이 터지면서 팽창기가 파열됐고, 금속 파편이 강 씨의 얼굴을 덮쳤다. WSJ에 따르면 강 씨는 아래턱 일부와 치아 상당수를 잃고 감염 치료와 안면 재건 수술을 받았다. 문제의 에어백은 중고차 판매업자가 이베이에서 구입해 장착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사 피해는 다른 주에서도 확인된다. NHTSA 목록에는 2024년 오클라호마시티, 2025년 애리조나 피닉스, 유타 웨스트밸리시티, 캘리포니아 헤이워드, 캔자스 위치타, 오하이오 톨리도, 텍사스 오스틴, 미시시피 클라크스데일 사고 등이 포함돼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고 차량은 쉐보레 말리부와 현대 쏘나타에 집중돼 있지만, NHTSA는 위험이 이 차종에만 한정된다는 정보는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추적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정품 부품은 제조·수입·판매·장착 경로가 남지만, 이 팽창기들은 불법 수입된 것으로 보여 미국 내에 몇 개가 퍼졌는지조차 알기 어렵다. NHTSA는 최종 결정으로 제조·수입업체에 리콜을 명령했지만, 대상 차량 명단이 없어 통상적인 VIN 기반 리콜은 사실상 어렵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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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TSA는 중고차 구매자와 소유자에게 사고 이력, 에어백 전개 이력, 전손·도난 이력, 비공인 정비 이력을 확인하라고 권고한다. 에어백이 전개된 적 있는 차량이라면 제조사 딜러나 신뢰할 수 있는 정비소에서 전문 검사를 받아야 한다. 직접 운전대 커버를 열거나 에어백을 분해하는 행위는 매우 위험하며, NHTSA는 절대 직접 점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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